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

책 소개

문학평론가이자 영문학자분단체제극복에 헌신해온 이론가·운동가로 우리 지성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백낙청이 1972년 하바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래 반세기 가까이 이어온 로런스 연구를 결산하고 그와 더불어 연마해온 독창적 사상을 집약한 책. 20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D. H. 로런스가 추구한 서양정신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한반도 개벽사상과 회통시킴으로써 문학뿐 아니라 정치 및 사회사상적으로 우리 시대 문명대전환의 길을 모색한 노작이다. 1960년대 이래로 우리 지성계에 큰 뿌리를 내린 민족문학론과 리얼리즘론근대 이중과제론과 문명대전환론 등 50여년에 걸친 백낙청 사유의 심화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그 본격적인 시발점이 된 영문 박사논문도 『D. H. 로런스의 현대문명관』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함께 출간된다.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가 다루는 주제는 문학이론적 비평에 한정되지 않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니체와 맑스루카치와 하이데거프로이트 융 라깡 들뢰즈 데리다 랑씨에르 바디우 등 서양사상에 더해 남·북방불교와 유가적 사유동학증산도원불교까지 포괄한다. 2천년 서양정신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로런스의 시도에 동양의 전통사상 및 한반도 고유의 개벽사상과 접점을 만들어내며 자본주의적 근대의 한계를 벗어나 문명대전환의 큰 시야를 여는 저자의 사유는 전무후무하리만큼 독보적이다말할 것도 없이 이는 일찍이 주체적 영문학 연구를 제창하고 한반도 현실에 실천적으로 개입해온 저자의 50여년 수행의 결실이다그러나 이 책이 큰 시야의 이론적 논의만을 전개하는 것은 아니다무엇보다 로런스 작품을 대목대목 섬세하고 정밀하게 읽고 분석하는 문장들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통찰력을 제시하는 좋은 문학평론을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철학·미학·사회학역사와 정치종교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걸출한 지성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고더 인간적이고 진정한 새 세상을 향한 사유가 설득력 있게 전개되는 책이다.

 

추천사
  • 이 책은 어떻게 과거의 정신적 산물이 현재의 실천적 담론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범이다. 내가 알기에 저자에게 학문적 글쓰기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삶에 대한 정관적(靜觀的) 논평이 아니라 근본적인 개입의 한 형식이(었)다. 책에서 펼쳐지는 사유의 모험이 얼마나 독창적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비평적 연구’란 어떤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도 우리는 의도적인 복고풍의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의 표지를 넘겨볼 필요가 있다.
    김성호_서울여대 교수, 영문학.

  • 나를 매혹시킨 것은 로런스 연구를 발판으로 삼아 근대사회에 대한 거시적인 전망, 예술의 역할에 대한 철학적인 이해, 리얼리즘에 대한 진지한 재고찰 등을 일관된 흐름으로 모아내는 백선생의 치열한 문제의식이다. 게다가 그는 기존의 글들을 단순히 묶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시점에서 새롭게 제기된 논의들과 꼼꼼하게 대결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지치지 않는 이 불굴의 비평정신에도 경의를 표한다.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이 책은 한 명의 비평가가 한 작가의 연구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사상체계를 “드러내면서 이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이다.
    김동수_서울대 강사, 불문학.

  • 왜 로런스이고 왜 개벽사상인가? “유럽중심적이고 근대주의적인 지식·진리 개념과 우주관을 뿌리째 문제삼”은 “로런스의 도전”이 바로 개벽사상과 상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로런스를 서양의 개벽사상가라고 한 것은 주체적인 자의식에서 나온 발상이다. 그것은 또한 동학의 후천개벽운동과 3·1운동, 4·19와 5·18, 6월항쟁과 촛불혁명을 거치며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한국 민주주의의 진전과 함께 한국이 이제는 정신과 문화의 차원에서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는 자부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정지창_전 영남대 교수, 독문학.

  • 해방 이후 한국에서 출판된 문학책 중 한권을 들라면 나는 이 책을 고르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서양사상의 주류에 반란한 D. H. 로런스 최고의 안내서로되, 한국문학의 졸가리를 헤아리는 데도 맞춤한 참고서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미증유의 과도기를 제대로 겪을 사유의 종자들이 곳곳에서 빛나는 지침서로서도 종요로우매, 서도(西道)의 황혼녘에 한반도의 남쪽에서 날아오른 지혜의 부엉이가 일대 장관이다. 일언이폐지컨대, 이 책은 서양에 대한 통투(通透)한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적 격동 속에 숨은 한국의 개벽사상을 다시금 들어올린 백낙청 사상의 보고(寶庫)다.
    최원식_인하대 명예교수, 국문학.

목차

책머리에

서장 소설가/개벽사상가 로런스

1

제1장 『무지개』와 근대의 이중과제

제2장 『연애하는 여인들』과 기술시대

제3장 『연애하는 여인들』의 전형성 재론

제4장 『쓴트모어』의 사유모험과 소설적 성취

제5장 『날개 돋친 뱀』에 관한 단상

2

제6장 ‘다른 어떤 율동적 형식’과 리얼리즘

제7장 재현과 (가상)현실

제8장 『무의식의 환상곡』과 프로이트, 그리고 니체

제9장 미국의 꿈과 미국문학의 짐: 『미국고전문학 연구』

제10장 로런스의 민주주의론

제11장 「죽음의 배」: 동서양의 만남을 향해

D. H. 로런스 연보|인용 원문|참고문헌|추천의 말|찾아보기

수상정보
저자 소개
  • 백낙청
    백낙청

    1938년생. 고교 졸업 후 도미하여 브라운대와 하바드대에서 수학. 후에 재도미하여 1972년 하바드대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했으며 서울대 영문과 교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시민방송 RTV 이사장,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등을 역임하며 민족문학론을 전개하고 분단체제의 체계적 인식과 실천적 극복에 매진해왔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계간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으로 있다.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1/인간해방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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