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버린

책 소개

삶의 징글맞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지친 감각을 일깨우는 단단하고 탄탄한 서사의 등장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유담의 첫번째 소설집 탬버린이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착실하게 발표해온 단편 8편이 묶인 이번 소설집은 신예 소설가 김유담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서사와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로 꽉 차 있다. 태어나면서 불평등하게 주어지는 삶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아등바등 살아가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100점을 받기가 어렵다는”, “최선을 다하는 삶의 무용(無用)함”(탬버린」 156면)을 어쩔 수 없이 체득해버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씁쓸한 속마음을 김유담은 솜씨 좋게 포착한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좇는 여성 인물”들에게서 우리는 우리와 너무도 닮아 “익숙한, 부끄러워 애써 숨기려 노력해온” 표정들을 발견하게 된다. 김유담이 누설하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열등감과 비밀스러운 절박함”(전기화, 해설)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 고백 자체가 “이편저편 다 떠나서 그냥 내 편”(김미월, 추천사)이 되어주는,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다독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난히 강렬한 페이소스를 가지고 있”고, “구성이 단단하고 초점이 분명하며 인물이 살아 있다”는 평을 받은 등단작 핀 캐리(pin carry)는 “평범한 한 남자의 어두운 정열과 ‘일부러 져서 이기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이야기 방식을 선보”(심사평)인다. 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우리 사회를 비꼬는 듯한 이 게임은 소설집 전반에 걸쳐 주인공들이 고투하는 인생의 국면들을 역설적으로 비춘다. 치료비를 감당할 여윳돈이 없어 끔찍한 치통을 참고 나서도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그러니까 석사 2학기를 마칠 때까지 대체 무얼 했는지” “인생 전체에 대한 비난”(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87면) 같은 꾸지람을 들어야 한다거나, “깔끔한 월세방, 안정적인 학자금 대출 상환”을 넘어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것들을 보는 삶”이 “내게는 닿을 수 없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으로만 여겨”(멀고도 가벼운」 190면)지는 막막함에 대해 작가는 볼링에서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핀 캐리」 42면)을 상기시킨다.

 

추천사
  • 언젠가 우연히 「핀 캐리」를 읽고 이 작가 누구지? 했다가 나중에 다른 지면에서 「탬버린」을 읽고 이 작가는 또 누구야? 했는데, 알고 보니 둘 다 김유담이었다. 내 엉성한 기억력을 탓하기보다 팬심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김유담의 소설은 정확하고 정교하다. 그는 이야기를 만드는 동시에 말[言]을 다룰 줄 아는 귀한 작가다. 그 재능을 절제할 줄도 아는 드문 작가다. 그래서 상대의 패를 한번에 다 보고 싶어 안달하는 나처럼 성질 급한 독자를 애태운다. 그의 소설은 응달을 향해 있다. 변두리에 있거나 뭔가가 없거나 어딘가 아픈 사람 편에 있다. 그런데 꼭 할 말만 하면서도 어찌나 설득에 능한지 이편저편 다 떠나서 그냥 내 편 같다. 그래서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인데도 읽을수록 다정하게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탐나고 샘나는 재능이다. 탐나고 샘나는 작가다.
    ─김미월 소설가

  • 열 발가락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삶의 잔인한 질감이 물컹하다. 탬버린은 억척스러운 근기로 생을 버텨내는, 누구나 남몰래 품고 사는 비기(祕技) 같은 것인지 모른다. IMF 외환위기에 십대를 보낸 세대의 두터운 시간이 『탬버린』에는 놓여 있다.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했고 가족 간에 서로의 ‘소용’을 묻게 되며 작은 악재에도 쉬 나락으로 내몰리고 마는, 뒷배도 토대도 없는 청년들. 그렇지만 김유담은 상실과 모멸의 시간을 넘어 버텨서 살아내는 일에 대해 쉼 없이 얘기한다. 그러면서 버티기의 기술이 아닌 자세이자 태도를 보여준다. 삿된 희망 없이도 무릎이 펴진다. 놀랍게도 김유담은 정직하고 깊고 차가운 문장으로 삶의 나락을 새로운 출발선으로 추슬러놓는다. 훌륭한 이야기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닿고 소설의 인물과 함께 걷게 한다. 김유담은 세상에 할 얘기가 많은 작가다. 오래 버틴 첫걸음이 힘차다. ─전성태 소설가

목차

핀 캐리(pin carry)

공설운동장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탬버린

멀고도 가벼운

가져도 되는

두고두고 후회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

 

해설|전기화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수상정보
저자 소개
  • 김유담

    1983년 부산 출생.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등단 이후 사년간 발표한 소설을 추려 모았다. 한편 한편 힘들게 썼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럼에도 쓰지 않고 사는 것보다는 읽고 쓰는 삶이 한결 견딜 만하다는 것을, 늦은 밤 홀로 원고를 대면하고 있는 시간이 나를 나답게 해준다는 걸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부침이 심했던 이십대 시절, 삶이 너무 버거워 소설까지 지고 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엄살이 심하고 생활과 소설을 함께 감당하는 길은 요원해 보였다. 그러고도 정작 힘들 때는 소설을 찾으며 위로를 구했다. 살아가는 일이 참혹하고 두렵다고 느낄 때마다 괜찮다고, 인생은 원래 그런 거라고, 조금 더 힘을 내서 살아보자고, 문학이 내게 말해줬다.
(…)
이 소설집에 실린 여덟편의 소설은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소설을 쓰면서 내가 가장 간절하게 대화를 청하고 싶었던 사람은 안타깝게도 이 글들을 읽을 수 없다. 돌아보면 나는 그의 불운,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나의 불운을 글쓰기를 통해 극복하려 오랜 시간 애썼던 것 같다. 하지만 그는 그 어떤 회복이나 화해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나버렸다. 내가 작가가 되었을 때 가장 기뻐했던 사람, 이제는 고인이 된 내 아버지에게 이 책을 바친다.

2020년 봄
김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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