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

책 소개

“오늘은 어떤 음악에 끌리시나요?”

음악과 버스킹, 소설가의 상상이 만나 빚어낸 열여섯개의 이야기 

 

그로테스크한 상상력과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오랫동안 새로운 문학의 경향을 이끌어온 소설가 백민석이 짧은 소설과 음악 에세이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소설 『버스킹!』을 출간했다. 작가가 이탈리아에서 접한 버스킹 공연에서 영감을 받아 쓴 흥미로운 글들을 묶은 책으로, 그 저변에 록 음악과 버스커에 대한 애정과 향수가 짙게 깔려 있다. 

한 소설가를 탄생하게 한 음악적 취향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들은 이상기후로 종말을 앞둔 미래사회,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주인공들이 모인 협궤 열차, 성소수자를 검거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군대, 귀가 어두운 노인들만이 들어주는 음악을 연주하는 재즈 뮤지션,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미국 등 등장인물과 배경이 다종다양하다. 작가가 직접 찍은 버스커들의 올컬러 사진 16컷과 작가가 사랑한 앨범에 대한 짧은 에세이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나는 버스커를 마주칠 때마다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버스킹!』을 썼다. 사진 역시 소설의 일부이고, 일부로 만들려고 고심했다.

버스커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내가 버스커가 아닌데도) 이상하게도 나와 오래 함께해온 사람들인 양 친근함이 느껴지곤 했다. 그건 아마 내가, 인생의 많은 시간을 음악을 들으며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오랜 침묵 뒤 문단에 다시 등장한 이후 작가는 10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특유의 파괴적인 에너지로 그로테스크한 종말의 세계를 가감없이 펼쳐낸 백민석은 『버스킹!』에서도 어느날 벌레로 변해버린 아내를 둔 미투사건의 가해자(「물곰 가족」), 자본전쟁 이후 더 극심해진 빈부격차 아래에서 매일 해고당하며 일하는 노동자(「악마를 향해 소리 질러라」) 등을 등장시키며, 이상기후로 종말을 앞둔 세계(「마지막 수업」), 디지털이 장악하여 지도도 양초도 라이터도 사라져버린 재난사회(「도망쳐라, 사랑이 쫓아온다」) 등을 배경으로 강렬한 디스토피아의 장면을 그려낸다. 하지만 이전 작품들과 확실히 다른 점은 그 현실 아닌 현실 속에 음악을 체험하는 순간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커브드 에어부터 지미 헨드릭스, 신 리지, 텔로니어스 멍크, 엘비스 프레슬리까지, 작가는 “나쁜 미래”의 한가운데 그들의 황홀한 음악을 체험할 수 있는 순간을 마련해놓았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라는 장 제목처럼 음악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리의 인생은 불행 속에서도 짧은 볕이 드는 순간을 품은 채 계속될 것이다. 

 

훌륭한 작품을 남긴 예술가가 가난하게 살거나 불행하게 산 경우는 많다. 우리는 그런 예를 꽤 알고 있다. 예술은 꼭 부나 당대에서의 성공과 함께 가지 않는다. 『버스킹!』은 바로 그런 예술가들에 대한 내 애정(과 슬픔과 존경)을 담은 책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최근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로 영역을 확대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주는 백민석 작가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이 책은 새로움과 기획력을 인정받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선정하는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대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목차

영감의 사막에서 음악이 들려온다

머신 건

우주의 경계 너머

도망쳐라, 사랑이 쫓아온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몽롱세계

아프로디테의 못생긴 아이들

거짓말하는 방

난 의사가 필요 없어

물곰 가족

버서커스 버스킹

멍크의 음악

한밤의 협객 열차

악마를 향해 소리 질러라

방랑 시인과 파란 엽서

마지막 수업

 

작가의 말_밴드는 준비됐다

수상정보
저자 소개
  • 백민석

    1995년 『문학과사회』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해피 아포칼립스!』,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가 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나는 거리마다 광장마다 악기를 들고 나와 연주를 들려주는 버스커들에게 흥미를 느꼈다. 버스킹이라고 불리는 길거리 연주는 한국의 거리에서도 낯설지 않은 문화가 됐지만 이탈리아의 버스킹은 유난한 데가 있었다.
먼저 그 수에 놀랐다. 버스킹 공연을 보고 모퉁이를 돌면 또다른 버스킹이 펼쳐지고 있었고, 그 거리를 지나 다른 거리로 나아가도 또 그만큼의 버스킹이 이뤄지고 있었다. 광장의 남쪽에서도 북쪽에서도 버스커를 만날 수 있었다. 많은 나라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도 그처럼 많은 버스킹을 만나지는 못했다.
『버스킹!』은 그 경험의 결과다. 나는 버스커를 마주칠 때마다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버스킹!』을 썼다. 사진 역시 소설의 일부이고, 일부로 만들려고 고심했다.
버스커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내가 버스커가 아닌데도) 이상하게도 나와 오래 함께해온 사람들인 양 친근함이 느껴지곤 했다.
그건 아마 내가, 인생의 많은 시간을 음악을 들으며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집에 있을 때나 외출했을 때나 늘 음악을 들었고 십대 시절부터 좋아하는 밴드의 음반들을 사들였다. (…)
훌륭한 작품을 남긴 예술가가 가난하게 살거나 불행하게 산 경우는 많다. 우리는 그런 예를 꽤 알고 있다. 예술은 꼭 부나 당대에서의 성공과 함께 가지 않는다. 『버스킹!』은 바로 그런 예술가들에 대한 내 애정(과 슬픔과 존경)을 담은 책이다.

2019년 11월
백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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