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파는 아이

책 소개

당당하고도 속 깊은 악동의 탄생!

손택수 시인의 다정한 감성이 빛나는 동시집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시)와 『국제신문』 신춘문예(동시)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20여 년간 순정한 시 세계를 펼쳐 온 손택수 시인이 첫 동시집 『한눈파는 아이』를 선보인다. 걸핏하면 야단을 맞고, 창밖으로 한눈을 파는 어린 화자는 일견 말썽꾸러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인은 솔직하게 자기 마음을 긍정하고 진정으로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의 내면을 다정한 시어로 응원하며, 새로운 ‘악동’의 출현을 힘껏 반긴다. 시인 특유의 섬세한 서정이 다정한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당당하게 새 길을 개척하는 아이

 

『한눈파는 아이』는 자연과 맞닿은 순정한 내면세계를 펼쳐 온 손택수 시인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동시집이다. 사물을 감각하는 시선을 늘 참신하게 벼려 온 시인의 자세는 날마다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이와 똑 닮았다. 특히 「악동 일기」 연작시 11편은 어린이에게 기대하는 ‘아이다움’을 비틀며 어린이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다. 

 

어린이날이 싫다 / 어린이날만 되면 / 우리는 천사가 되어야 한다 / 나는 오늘도 학원 숙제를 하지 않았는데 / 엄마 심부름 다녀오느라 못 했어요 / 또 거짓말을 하고 말았는데 / 신문도 방송도 모두 / 어린이는 순수하다고 한다 / 어떻게 하면 학원에 빠질까 / 학교에 가지 않고 땡땡이를 칠까 / 맨날 이런 궁리를 하는 / 나는 어린이도 아니다 / 어린이날이 괴롭다 ― 「악동 일기 2」전문

 

‘천사 같은 아이’와 ‘순수한 아이’라는 말은 어린이의 사랑스러움을 예찬할 때 자주 사용되나, 실은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어린이의 삶을 제한하기도 한다. 시인은 그처럼 갇힌 언어를 사용하기를 단호히 거부하고, 새로운 어린이와 참신한 언어를 찾아 나선다. 그 덕분에 연작시 속 어린이는 ‘천사’가 되어 ‘순수’한 모습을 전시하지 않고, 상상력이 닿는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는 자유로움을 뽐낸다. 시적 화자가 스스로 지도에 없는 길을 찾아 가는 「악동 일기 10」과 「악동 일기 11」이 신선한 감동을 주는 이유다.

 

고개 푹 숙이고 / 땅만 보며 걷는데 // 망치 든 아저씨들이 / 모래를 깐 바닥에 / 보도블록을 새로 놓고 있다 // 멀쩡한 벽돌로는 갈 수 없는 곳 / 구석이나 휘어져 둥근 자리는 / 깨지고 조각난 벽돌들이 채워 주고 있다 // 깨진 벽돌들이 반듯한 길을 만든다 / 뭘 하나 잘하는 게 없는 / 나도 길이다 ― 「악동 일기 10」전문

 

바람이 없어서 / 바람을 일으키려고 내가 달려간다 // 바람이 일어난다 / 연이 날아오른다 / 아, 내가 바람이다 ― 「악동 일기 11」전문

 

새 길을 개척해 나가는 어린이의 몸짓은 어른들의 편협한 시선을 뒤집는다. 학교와 학원, 집을 오가며 정답만을 찾는 자신의 모습이 오히려 ’답이 없‘는 건 아닌지 반문하며(「문제아」), 마치 ‘오답’ 같은 자신의 모습을 유쾌하게 긍정하며 ’나 없인 정답도 없지‘라고 선언한다(「오답」). 동심의 편에 서기로 작정한 시인 덕분에 독자들은 새로운 악동의 출현에 빠져들고 만다. 특히 어린 독자들은 자기 자신을 긍정케 하는 시어들을 만나며 용기를 얻을 것이다.

 

 

자연과 공명하며 진정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

 

『한눈파는 아이』의 시적 화자는 온 마음을 다해 자연과 소통할 줄 안다. 이는 시인이 20여 년 간 구축해 온 독특한 서정의 세계를 동심의 언어로 유감없이 옮겨 낸 결과다. 작품 속 어린 화자에게 자연이란 그저 주어지는 정물이 아니라, 자신과 시시각각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면모를 내보이는 생명이다.

 

눈 속에 발을 / 푹 / 묻었다 // 신발 속에 / 발목을 / 집어넣듯이 // 눈 내린 들판이 / 새 신발이 되었다 ― 「눈길」 전문

 

생밤 조각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기다린다 // 가만히 눈을 감는다 // 언제쯤이나 올까 // 망설이고 망설이던 참새 한 마리가 손바닥을 콕, 쪼고 간다 // 밑밥만 따 먹고 가는 // 물고기처럼 // 연못의 물결 같은 것이 / 내 손바닥에도 생기는 것 같다 ― 「나도밤나무」 부분

 

화자와 자연 사이에 늘 잔잔한 평화만이 흐르는 것은 아니다. 비정한 도심의 삶 혹은 무정한 시간의 흐름은 종종 자연을 곤경에 처하게 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마치 제 일인 양 마음 아파하고 자연을 돕기 위해 작지만 큰 한 걸음을 뗀다. 아이는 두 발을 분주히 옮겨 뿌리를 살리는 흙을 운반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눈물로 풀잎을 살리는 생명수를 떨군다. 시인은 자연과 공명하는 아이의 여정을 「풀잎의 아이」와 「꼬마 농부」에서 소상히 그려 낸다. 두 작품에서 어린 화자가 내딛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독자들의 마음도 성큼 자랄 것이다.

 

껌딱지 검게 붙어 있는 계단 모서리에 풀잎이 돋았습니다 // 살 수 있을까요? / 흙도 없고 / 물도 없는데 / 어쩌다 차들이 연기를 내뿜고 지나가는 곳에 뿌리를 내렸을까요? // (…) // 살 수 있을까요? / 풀잎에 아이가 멈추어 있습니다 / 풀잎에 아이의 눈물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 「풀잎의 아이」 부분

 

아이는 물뿌리개를 들고 고개를 넘습니다 /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고 다리는 후들거려 옵니다 // (…) // 아이가 걸어간 길이 방울방울 젖어 있습니다 / 숲속 샘물이 걸어간 것 같습니다 // 곡식들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큰다는 말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 ― 「꼬마 농부」 부분

 

『한눈파는 아이』는 솔직하게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진정으로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의 내면을 다정한 시어로 응원한다. 새로운 ‘악동’의 출현을 힘껏 반기는 시인 덕택에, 어린이 독자들은 자신의 주체성을 긍정하는 동시에 현대 사회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목차

제1부 악동 일기

악동 일기 1

악동 일기 2

악동 일기 3

악동 일기 4

악동 일기 5

악동 일기 6

악동 일기 7

악동 일기 8

악동 일기 9

악동 일기 10

악동 일기 11

 

 

제2부 한 개의 단어로 만든 사전

우주인

한 개의 단어로 만든 사전

아기 얼굴

아가야, 울어라

아,

뚝딱

기저귀

미운 동생

종근이

아기 우산

아파 아빠

할머니의 손

비행기

돌 수건

엄마 생각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손택수

    시인. 1970년 전남 담양 출생. 경남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등이 있음.

  • 차상미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책과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는 법』 『봄날의 곰』 『떨어지면 어떡해』 『나만 그래요?』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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