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라 훌라

책 소개

손을 허리에, 우쿨렐레에 맞추어, 다 함께 훌라 훌라!

 

창비청소년문학 90권으로 후루우치 가즈에의 장편소설 『훌라 훌라』가 출간되었다공업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유카타가 벌이는 명랑한 훌라 댄스 도전기이면서동시에 지진 해일이 일어난 뒤의 후쿠시마현의 삶의 모습과 위로할 길 없는 참담함을 정면으로 직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남자로서 어색해하며 훌라 댄스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 유쾌하게 드러나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청소년과 성인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면서도책장을 덮은 뒤 진지한 고민을 남기는 소설이 될 것이다

 

 

남자가 무슨 훌라 댄스를? 

유카타는 후쿠시마현의 아다 공업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수영부였던 유타카는 집단행동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싫어서 동아리를 그만둔 지 얼마 안 되었다그런데 유타카에게 갑작스레 제안을 하는 여학생이 있었으니내용인즉슨 다짜고짜 훌라 댄스 동아리에 들어오라는 것이었다

 

“진짜로 뭐가 목적이야?”

“그야, 당연히 몸이 목적이지!”

그 자리에서 딱 잘라 말하는 통에 유타카는 입을 떡 벌렸다.

“나, 수영부 시절부터 츠지모토를 점찍고 있었거든.” 

― 본문 23면 

 

남자가 무슨 훌라 댄스를유카타는 농담 말라며 시오리의 제안을 거절하지만한번 구경이나 와 보라는 끈질긴 설득에 넘어가 어느새 훌라 동아리 아누에누에 오하나에 가입하고 만다하와이 말로 아누에누에란 무지개를, ‘오하나란 가족을 뜻하는데 특히 오하나라는 말은 혈연과는 상관없는 의미다훌라 댄스 동아리 멤버들은 전에 없이 남자 멤버를 받아들여 맹연습을 하면서 마치 새로운 가족처럼 점점 따뜻한 공동체가 되어 간다

 

 

대지진의 아픈 기억이 남은 후쿠시마현 

우리의 춤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을까? 

후쿠시마 대지진이 일어난 지 5년 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 『훌라 훌라』는유쾌한 문체와 내용 속에 재난 이후 폐허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절망과 안간힘섣부른 위로가 남기는 상처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다아다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은 서로 어디에 사는지조차 묻기 어려워한다몇몇 지역은 피해가 심했으므로집이 어느 동네인지를 통해 그가 가족을 잃었거나 거처를 잃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소설은 후쿠시마 지진 해일이라는 특정한 재해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상실과 치유라는 문학의 보편적인 주제를 그리며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한편 동아리 회장 시오리는 훌라 댄스 위문 공연을 통해 임시 거처인 가설 주택의 주민들을 위로하고 싶어 하지만, ‘부흥’ ‘신생 후쿠시마’ 같은 추상적인 재건의 표어에 노출된 주민들은 절망한 채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학생들.”

노인이 점잖은 음성으로 말하며 시오리를 향해 돌아섰다.

“집회장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아. 그런데 미안하지만 우리는 댄스 같은 걸 보고 싶지 않다네. 부흥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은 사람도 여긴 얼마든지 있고. 오 년이 지났지만 뭐 하나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여기 남겨진 우리의 현실이니까.”

노인은 서글픈 눈길로 시오리를 보았다.

“그러니 학생도 이런 놈들 소리를 꼭두각시처럼 따라 하는 건 그만두시게.” ― 본문 147~48면 

 

그럼에도 동아리 멤버들은 위문 공연을 통해 진심 어린 희망을 전하고자 하고나아가 훌라 댄스 전국 대회인 훌라걸스 고시엔에도 출전하기로 결정한다과연 유카타와 친구들은 서로를 다독이며타인을 위로하며 그들만의 훌라를 완성할 수 있을까재난 이후 경제적심리적 상처에서 미처 회복하지 못한 이웃들과 진심으로 마주하고 함께 아파하며 성장하는 청소년 주인공들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 낸 점이 소설 『훌라 훌라』의 빼어난 매력이다

 

▶ 주요 등장인물 

 

츠지모토 유타카: 아다 공업고등학교 건축과 2학년 남학생. 수영부를 그만두고 나서 집단행동을 강요하는 동아리 따위 들지 않으려 했는데, 시오리의 막무가내 권유에 이끌려 훌라 댄스 동아리 ‘아누에누에 오하나’ 멤버가 되고 말았다. 

사와다 시오리: 유타카에게 훌라 동아리에 들어오라고 권유한 전자과 여학생으로, ‘아누에누에 오하나’ 동아리 회장. 원하는 바를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성격이지만,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리더이기도 하다.

유즈키 오키히코: 싱가포르에서 온 전학생. 잘생긴 외모와 여유로운 태도가 매력적이며, 남자인데도 훌라 댄스를 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 국제 학교에 다니다가 재생 에너지 전문가인 아버지를 따라 후쿠시마로 돌아왔다. 

하야시 마야: 아다 공업고등학교 건축과의 유일한 여학생. 후쿠시마 지진 해일 때 키우던 강아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슬픔을 안고 있다. ‘아누에누에 오하나’ 멤버이다. 

 

 

▶ 줄거리

후쿠시마현의 공업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유타카는 얼마 전 수영부를 탈퇴했다국가 대표 같은 게 되고 싶지도 않고집단행동을 강요당하는 것도 질색이다그러다 훌라 댄스 동아리에 들어오라는 난데없는 제안을 받는다남자가 무슨 훌라 댄스를그러나 끈질긴 설득에 결국 훌라의 세계에 발을 들인 유타카동아리에서는 지진 해일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을 위해 위문 공연을 하고전국 대회인 훌라걸스 고시엔까지 나가기로 결정하는데…….

목차

프롤로그

1. 위험한 스토커

2. 싱가포르에서 온 남자

3. 아누에누에 오하나

4. 오테아

5. 바람

6. 훌라남 데뷔

7. 뉴스

8. 가설 주택 방문

9. 새 멤버

10. 균열

11. 과거

12. 저마다의 생각

13. 훌라걸스 고시엔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수상정보
저자 소개
  • 후루우치 가즈에

    1966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니혼대학 예술학부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2010년 중학교 수영부 이야기를 다룬 『쾌청 플라잉』(快晴フライング)으로 제5회 포플러 사 소설 공모 특별상을 받으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훌라 훌라』는 그의 작품 중 한국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소설이다.

  • 서은혜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토오꾜오 도립대 대학원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수학했다. 전주대 인문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훌라 훌라』『외톨이들』 『달리기의 맛』 『이 몸은 고양이야』 『성소녀』 『라쇼몬』 『게 가공선』 『개인적인 체험』, 오오에 켄자부로오 3부작 『체인지링』 『우울한 얼굴의 아이』 『책이여, 안녕!』과 『회복하는 인간』 『이상한 소리』, 일본 근대동화 선집 『도토리와 산고양이』 『울어 버린 빨간 도깨비』 등이 있다.

▶ 옮긴이의 말 (발췌)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마치 후쿠시마의 비극이 없었다는 듯 국민과 세계인을 속이려 듭니다. 아베 총리는 텔레비전에서 후쿠시마산 생선을 먹어 보이고, 정부 관계자들은 입만 열면 ‘언더 컨트롤’이라는 빤히 보이는 거짓말과 ‘부흥’이니 ‘안전’이니 하는 진부하고 텅 빈 낱말만 쏟아내고 있습니다. ― 268면
 
작품 전체를 감싸고 있는 따스함과 곳곳에서 반짝이는 유머들로 단단한 인간의 유대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이 실은, 거대한 폭력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인간들의 절망과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안간힘과 몸부림을 보여 주는 몹시 슬픈 이야기라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됩니다. ― 27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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