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

책 소개

세계적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퇴행하는 미국을 향해 날리는 경고장

 

라틴아메리카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아리엘 도르프만의 『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트럼프 시대의 절망에 맞서』는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그의 정치에세이 모음집이다칠레의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이래 오랜 망명생활을 견디며 압제에 저항해온 실천적 지식인이자 인권운동가로서 도르프만은 트럼프 정권의 야만적 행태를 비판함과 동시에 이를 이겨낼 성숙한 시민의식을 주문한다트럼프 정권 출범 직전부터 직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이 정권하의 어두운 앞날을 기민하게 예견하여 쏟아낸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가 저자의 인생에서 우러난 지혜와 넘치는 위트유려한 필력으로 버무려져 선명한 공감과 읽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그는 미국 내 정치현안을 지구적 시야에서 고찰함과 동시에 한발 더 나아가 전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폭정을 이겨낸 역사의 현장에 남은 상처와 용서의 문제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자신이 한평생 벼려온 저항 정신과 평화와 자유에 대한 희망을 전하는 도르프만의 목소리는 시대에 드리운 암운에도 좌절하지 않고 화합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격조 있는 메시지다

창비는 지난 3월 아리엘 도르프만의 삶을 곡진하게 풀어낸 회고록 『아메리카의 망명자칠레와 미국두번의 9.11 사이에서』를 출간한 데 이어 『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를 세상에 내놓아 한국의 독자들에게 도르프만의 작품을 폭넓게 소개하고자 한다.

 

무찔러야 할 진짜 괴물을 직시하자:

트럼프라는 “유령”을 만들어낸 미국 사회의 심연을 고찰하다

트럼프 정권의 출현과 함께 도르프만이 가장 먼저 경계한 것은 사회에 대한 감시와 통제다이 정권은 좌절과 불만에 찬 다수대중을 호도해 편견과 증오를 부추겨 탄생했고그런 선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권의 입맛에 반하는 목소리를 통제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1세기 미국에서 그런 전체주의적 행태가 과연 가능한가이런 의문을 매끈하게 반박하는 글이 「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이다국토안보부의 심문과정에서 저자의 현대언어학회 연설문이 압수당하는 가상의 상황을 재치있게 풀어낸 이 글은 그러나 학회 참석자들이 이를 가상이 아닌 실제로생생한 공포로 받아들이는 데서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국가적 위기가 닥친다면 사회가 곧장 전체주의로 이행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는 뼈아픈 통찰이 여기서 드러난다

혐오로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는 사회가 순식간에 전체주의적 폭력에 노출될 수 있음은 도르프만이 자신의 생애를 통해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독재에 밀려나는지 칠레의 쿠데타를 통해 몸으로 겪었기에 그는 닥쳐올 위험을 경고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또한 좌절한 자들의 분노를 연민하고, “전쟁과 빈곤인종주의와 성불평등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생태적 파국 같은 너무나도 명백한 망령에 맞서” “무찔러야 할 진정한 공포와 괴물을 직시하자고 힘주어 말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책머리에: 미국에 애도를

 

제1부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
16세기 에스빠냐의 군주 펠리뻬 2세가 도널드 트럼프 각하에게 보내는 서한
미국, 프랑켄슈타인을 만나다
나의 어머니와 트럼프의 국경선
라틴아메리카 음식과 트럼프 장벽의 실패
포크너가 미국에 던지는 질문

 

제2부 역사의 심판
미국이여, 이제 칠레의 마음을 알겠는가
콰이강은 라틴아메리카와 포토맥을 지난다: 고문받는 자의 심정
15대 미국 대통령 제임스 뷰캐넌이 도널드 J. 트럼프에게 보내는 격려의 말
세상 끝에서 보내는 메시지
이아고를 고문해야겠는가
트럼프 시대 미국의 공포, 그리고 어린이들
이제 핵에 의한 종말인가?
임무 완수: 부시 동지가 트럼프 동지에게

 

제3부 역사 속 저항의 증인들
마틴 루터 킹의 행진은 계속된다
만델라를 찾아서
진리가 그녀를 자유롭게 하리니
갇힌 몸으로 세르반떼스를 읽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춤추는 우주
네루다, 죽음 저편에서 말하다
칠레에서 멜빌을 다시 읽다

 

제4부 무엇을 할 것인가
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
좌파 나라의 앨리스: 춤을 출 거야, 말 거야?
그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폭정을 이겨냈다: 힘을 내자, 동지여
히로시마 은행나뭇잎의 속삭임
지성을 향한 트럼프의 선전포고

 

옮긴이의 말
수록글 출처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아리엘 도르프만

    1942년 아르헨띠나에서 태어났다. 세살 때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전형적인 미국 소년이 되려고 애썼다. 열두살에 부모를 따라 칠레로 돌아와 다시 한번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싼띠아고에 정착해 글쓰기를 시작했다. 1973년 삐노체뜨의 쿠데타가 일어나자 극적으로 칠레를 탈출, 여러 국가를 떠돌다 미국으로 망명했다. 1986년부터 듀크대학교에서 문학과 라틴아메리카학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동 대학 월터 하인스 명예 문학교수로 […]

  • 천지현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신대학교에서 교양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반체제운동』(공역) 『불볕 속의 사람들』(공역) 『축구의 세계사』(공역) 『나는 기억한다』 등이 있다.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을 맞아 각별한 감회에 젖게 됩니다. 여러분의 나라는 나와 아내 앙헬리까의 마음속에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번에 걸쳐 여러분의 나라를 방문하고 한국의 예술가, 학자, 지인 들과 풍성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그전부터도 책과 영상을 통해 나의 모국 칠레에서 우리가 겪은 독재와 저항의 경험이 한반도에서 전개되었던 평화와 정의를 향한 유사한 투쟁과 닮은꼴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는 그런 칠레의 경험과 시각에 비추어 우리가 지금 거처하고 있는 미국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려는 시도입니다. 내 책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낳은 위기의 깊은 뿌리를 이해하고자 시도하며, 또 미국의 민주주의와 지구 자체의 안녕을 향해 그의 정부가 제기하는 위협을 우리 시민들이 어떻게 직면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이런 문제를 탐구하는 책을 한국에 선보이게 되어 의미가 깊습니다. 바로 여러분의 나라 역시 험난했던 역사를 받아들이려 노력 중이고, 이번에 세계를 향해 부패한 독재정권에 맞서는 방법의 모범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실로 촛불혁명은—나의 친구이자 탁월한 실천적 지식인인 백낙청 교수를 통해 그 의미에 관해 눈떴음을 밝혀둡니다—전세계에 영감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칠레의 민중이 삐노체뜨 장군과 그의 독재에 맞서 마침내 그것을 물리친 비폭력전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미국이 제 나라의 민주주의를 구하고자 시도할 때, 고삐 풀린 기후변화와 혹시 닥칠지 모를 핵절멸의 위험에 빠진 지구를 구하려는 노력에 동참할 때, 칠레인들과 한국인들이 억압적이고 기만적이며 비뚤어진 정부에 맞섰던 방식이 이 미국땅에서도 재현될지는 아직 두고 볼 문제입니다.
한국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이 싸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내 책이, 한반도의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세상 끝에서 보내는 메시지”를 풀어내는 방법을 밝히고자 하는 길 위에서 지금 한창 수행하고 있는 대화와 성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바랄 뿐입니다.
 
2019 년 4 월 아리엘 도르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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