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길 저작집 세트 (전18권)

책 소개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출간 40주년 기념 저작집 발간

강만길 사학의 집대성이자 실천적 저술활동의 총 결산

 

유신의 서슬이 여전히 시퍼런 1978년 출간되어 당대의 한국지성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이 올해로 출간 40년을 맞이했다. 해방 후 시대를 통일의지가 담긴 ‘분단시대’라는 용어로 처음 명명한 강만길은 그의 첫 사론집인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출간 이후 조선후기와 일제강점기를 연구하는 한국사학자로서 그리고 시대의 아픔을 고민하는 지식인으로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학문적‧실천적 행보를 보여주었다. 반공주의나 대북적대주의가 고착화되는 동시대를 평화통일을 지향하며 극복해야 하는 ‘분단시대’라 이름 지은 것은 당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었다. 이는 이후 우리 사회의 일상용어와 학문용어로 정착하며 통일 지향의 역사의식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분단사학의 반성과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사론 정립을 과제로 제기한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은 자신의 이론화 작업에 견인차가 되고, 1980년대 이후 인문·사회과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강만길 저작집’ 전18권은 이같은 강만길 사학을 집대성한 것이자 실천적 저술활동의 전모를 오롯이 보여주는 책이다.

‘내일을 여는 역사재단’의 기획으로 긴 준비과정과 만 2년간의 편집과정을 거쳐 출간된 ‘강만길 저작집’은 일제 식민사학의 정체후진성과 타율성론을 극복하고자 한 조선후기 자본주의 맹아론 연구부터 1930년대 좌우합작운동 등 통일민족국가 건설운동에 관한 독보적 연구저작들과 한국근현대사 개설서, 통일관련 대중역사서와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저서 19권과 미간행 원고를 묶어 전18권으로 구성하였다. 출간 당시 의도를 살려 원본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오늘의 독자를 배려한 편집체재로 꾸몄다. 원로에서 신진까지 한국근현대사 연구자들이 적극 참여해 집필한 해제 20편은 40여년에 걸친 저작들의 사학사적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의미있는 읽을거리이다.

 

 

강만길, 역사학의 현재성을 믿는 우리 시대의 사표(師表)

 

저자는 평생 역사가로서 살아오면서 지녀온 명제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E. H. 카)를 넘어서 ‘역사는 이상의 현실화 과정이다’ ‘역사는 변하고 만다’라고 술회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1933년) 오늘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격류를 고스란히 헤쳐온 그의 이상주의적인 명제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그에게 역사란 화석화되어 정체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 과거이다. 그는 아무리 현실이 암담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실제로 그의 저술과 실천 활동은 이런 기본인식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이뤄졌다. 또한 그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역사학의 현재성은 대중성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명제를 좀더 적극적으로 쉽게 풀어쓰고 싶은 소망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음을 밝힌다.

저자의 후학들이 해제에서 밝힌 스승 강만길의 면모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제자들의 석사‧박사 논문의 방법론이나 논지가 자신과 다르더라도 객관적 타당성만 인정되면 관대하게 수용하여 새로운 경향의 학문이 나올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제자들이 공히 떠올리는 그의 모습이다. 이처럼 저자 강만길은 엄청난 사료를 읽어내며 철저히 자료에 기반하여 논문을 쓰는 등 학자로서 엄격하고 원칙적인 자세를 강조하면서도, 제자들에게는 학문적 포용력과 객관성‧합리성을 지닌 스승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불의에 저항하는 실천적 삶과 평화통일을 향한 신념을 보여준 것은 물론이며, 회갑 기념 논총을 마다하고 사재를 들여 『한국사회주의운동인명사전』(강만길‧성대경 엮음, 창작과비평사 1996)을 출간하는 한편, ‘내일을 여는 역사 재단’을 설립해 소장 연구자를 지원하고 잡지 『내일을 여는 역사』의 발간을 통해 역사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 시대 대표 지식인의 사상적 원천과 지향

 

저자는 반세기 넘는 세월을 분단과 통일 문제를 학문적 화두로 삼아 집필활동을 계속해왔다. 비교적 최근의 저서(저작집 제16권) 제목 ‘분단고통과 통일전망의 역사’에는 그의 ‘절박한’ 역사인식이 담겨 있다. 특히 미래 세대 젊은이들에게 민족분단시대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며 “분단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민족사의 바람직한 장래를 내다보려 한 ‘진보적 글쓰기’를 계속할 것”이라는 팔십성상 저자의 선언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아프게 일깨워준다.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출간 4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강만길 저작집 전18권에는 그가 평생 일관해온 지적·실천적 삶의 궤적이 온전히 담겨 있어 우리 시대 한 대표적 지식인으로서 그의 사상적 원천과 지향을 짚어볼 수 있다.

목차

강만길 저작집 구성

 

1권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

2권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3권            조선시대 상공업사 연구

4권            한국민족운동사론

5권            일제시대 빈민생활사 연구

6권            통일운동시대의 역사인식

7권            조선민족혁명당과 통일전선

8권            고쳐 쓴 한국근대사

9권            고쳐 쓴 한국현대사

10권          역사를 위하여

11권          회상의 열차를 타고

12권          20세기 우리 역사

13권          21세기사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

14권          역사는 이상의 현실화 과정이다

15권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 / 역사는 변하고 만다

16권          분단고통과 통일전망의 역사

17권          내 인생의 역사 공부 / 되돌아보는 역사인식

18권          역사가의 시간

수상정보
저자 소개
  • 강만길

    1933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소년시절에 일제강점 말기와 해방정국을 경험하며 역사공부에 뜻을 두게 되어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원에 다니며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일하다 1967년 고려대 사학과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1972년 ‘유신’ 후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각종 논설문을 쓰면서 서서히 현실비판적 지식인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광주항쟁 직후 항의집회 성명서 작성과 김대중으로부터의 학생선동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구금되었다가 고려대에서 해직되었다. 1984년 4년 만에 […]

그럴 만한 조건이 되는가 하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서도 제자들의 준비와 출판사의 호의로 저작집이란 것을 간행하게 되었다. 잘했건 못했건 평생을 바친 학문생활의 결과를 한데 모아두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한 인간의 평생 삶의 방향이 언제 정해지는가는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에 와서 뒤돌아보면 나의 경우는 아마도 세는 나이로 다섯 살 때 천자문을 제법 의욕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어쩌면 학문의 길이 정해져버린 게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리고 요즈음 이름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겪은 민족해방과 6년제 중학교 5학년 때 겪은 6・25전쟁이 역사 공부, 그것도 우리 근현대사 공부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학 3학년 때 과제물로 제출한 글이 활자화됨으로써 학문생활에 대한 의욕이 더 강해진 것 같은데, 이후 학사・석사・박사 논문은 모두 조선왕조시대의 상공업사 연구였으며, 특히 박사논문은 조선왕조 후기 자본주의 맹아론 연구였다. 문호개방 이전 조선사회가 여전히 고대사회와 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고 주장한 일본인 연구자들의 연구에 대항한 것이었다고 하겠다. 역사학계 일부로부터 박정희정권하의 자본주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연구라는 모함을 받기도 했지만……
자본주의 맹아론 연구 이후에는 학문적 관심이 분단문제로 옮겨지게 되었다. 대학 강의 과목이 주로 중세후기사와 근현대사였기 때문에 학문적 관심이 근현대사에 집중되었고 식민지시대와 분단시대를 연구하고 강의하게 된 것이다.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을 통해 ‘분단시대’라는 용어가 정착되어가기도 했지만, ‘분단시대’의 극복을 위해 통일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연구논문보다 논설문을 많이 쓰게 되었다. 그래서 저작집도 논문집보다 시대사류와 논설문집이 더 많게 되어버렸다.
그런 상황에서도 일제시대의 민족해방운동사가 남녘은 우익 중심 운동사로, 북녘은 좌익 중심 운동사로 된 것을 극복하고 늦게나마 좌우합작 민족해방운동사였음을 밝힌 연구서를 생산할 수 있었다는 것을 자윗거리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실 민족해방운동에는 좌익전선도 있고 우익전선도 있었지만, 해방과 함께 분단시대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족해방운동의 좌우익전선은 해방이 전망되면 될수록 합작하게 된 것이다.
『고쳐 쓴 한국현대사』는 ‘한국’의 현대사니까 비록 부족하지만 남녘의 현대사만을 다루었다 해도 『20세기 우리 역사』에서도 남녘 역사만을 쓰게 되었는데, 해제 필자가 그 점을 날카롭게 지적했음을 봤다. 아무 거리낌 없이 공정하게 남북의 역사를 모두 포함한 ‘20세기 우리 역사’를 쓸 수 있는 때가 빨리 오길 바란다.
 
2018년 11월 강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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