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전집 1

책 소개

민중의 삶에 뿌리박은 빼어난 서정성과 친숙한 가락으로 진정한 리얼리즘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신경림의 시세계는 『농무』 이래 몇단계의 변모를 거쳐왔으나, 언어의 경제에 충실하면서 시와 삶의 본령을 추구해온 발걸음만은 변함없는 것이었다. 1970,80년대 군부독재에 맞선 문단의 자유실천운동 · 민주화운동에 부단히 참여하여 수다한 단체의 주요한 역할을 다하는 가운데서도 구호화된 시에는 경사되지 않았고, 90년대 현실사회주의의 몰락과 자본의 총공세가 펼쳐지는 세태 속에서도 불의와 비인간을 용납지 않는 올곧음은 한결같았다.

 

민요의 가락에 심취한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 『새재』 『달 넘세』의 성과를 이은 장시집 『남한강』은 서사 장시의 전형을 보여주었고, 『길』에서는 기행시의 한 경지를 드러냈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뿔』 등의 시집에서 인간의 내면과 죽음 같은 주제를 깊이있게 다루면서 시세계를 확장한다. 그리고 허장성세 없는 소박함, 삶에서 우러나온 진정성은 오늘도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세상 속으로 쉼없이 걸음을 옮기는 이 현역원로의 행보를 주목하게 한다.

염무웅은 1권 해설에서 신경림의 시가 일찍이 “민중성의 시적 구현”을 성취했으며, 초기 시의 이러한 성취가 실은 “1930년대말 일제 군국주의의 발악에서부터 해방과 분단, 한국전쟁과 반공독재에 이르는 기간의 혹독한 민족사적 시련에 의해 파괴된 시적 전통의 복구”임을 지적하여 한국 현대시사에서 신경림 시문학의 의의를 조명한다.

 

또한 2권 해설에서 평론가 이병훈은 신경림 시의 ‘자연스러움의 미학’은 진정한 예술가의 ‘살아 있는 형식’의 표현이며 최고의 재능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후기 시에 두드러진 ‘내면으로 향한 여행’이 단순히 “내면세계로의 회귀가 아니라 세상의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을 자기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 세상을 좀더 깊고 근본적으로 사색하려는 혼신의 힘”이었음을 강조한다. 다시 읽어보니 고치고 싶은 대목이 여럿이었으나 지나온 삶을 바로잡으려는 듯한 안간힘이 부질없어 그대로 두었고, 오직 오독(誤讀)의 가능성이 있는 시어 하나만을 고쳤다는 고백(1권 ?시인의 말?)은 시인의 자세에 대한 신경림의 생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번 시전집은 근 50년에 달하는 세월 동안 우리 곁에서 우리의 삶을 대변해온 이 예인(藝人)이 걸어온 시와 삶의 길을 찬찬히 되짚어보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목차

시인의 말
일러두기

農舞
겨울밤
시골 큰집
遠隔地
씨름
罷場
제삿날 밤
農舞
꽃 그늘
눈길
어느 8월
잔칫날
장마
오늘
갈 길
前夜
폭풍
그날
山1番地

3월 1일
서울로 가는 길
이 두 개의 눈은
그들
1950년의 銃殺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신경림

    申庚林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 등이 추천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농무』이래 민중의 생활에 밀착한 현실인식과 빼어난 서정성, 친숙한 가락을 결합한 시세계로 한국시의 물줄기를 바꾸며 새 경지를 열었다. 70년대 이후 문단의 자유실천운동·민주화운동에 부단히 참여하여 당대적 현실 속에 살아숨쉬는 시편들로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었다. 시집으로 『농무』『새재』 『달 넘세』 『가난한 사랑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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