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인문학의 쓸모

책 소개

아직 작은 나에서 큰 뜻을 품은 시민으로,

대학 교양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말하다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해도 좋을까?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도 인문학은 계속 쓸모가 있을까? 원로 역사학자이자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의 시민 사회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해 온 정현백 교수가 인문학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학의 사유화, 상업화 등 오늘의 우리 대학이 처한 여러 위기들을 냉철하게 짚으면서도, 대학의 인문학 공부가 시민을 성장시키고, 사회의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음을 힘주어 말한다. 미국에서 만난 버스 터미널 풍경, 독일에서 땔감을 구하러 갔던 일 등 흥미로운 개인적 경험들도 곁들여져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 시대, 인문학의 쓸모』는 ‘나의 대학 사용법’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나의 대학, 우리의 미래』(이범 지음), 『불안 위에서 서핑하기』(하지현 지음)에 이어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에서는 대학 고민, 취업 고민에 밤잠 설치는 청춘들을 위해 다양한 학자와 전문가가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전략과 대안을 전한다.

 

인문학과 민주주의,

그리고 시민의 책임을 말하다

 

인문학은 계속 필요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 정현백 교수는 시민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우리 사회는 그간 시민의 ‘권리’를 찾는 데에 더욱 몰두해 왔다. 그만큼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 사회에서 권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책임이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알아야 할 책임’을 손꼽는다. 현실을 정확히, 객관적으로 아는 것은 시민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임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런 시민의 책임을 쉽게 내버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짜 뉴스, 거짓 정보가 거리낌 없이 유통되는 것만 보아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저자는 앞으로는 민주주의의 위기, 삶의 위기를 인식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한 사회임을 역설하면서, 여기에서 대학 교양 교육, 인문학 수업의 의미를 찾아낸다. 인문학을 통해 많은 사람은 ‘아직 작은 나에서 큰 뜻을 품은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학은 사회 변화를 이끄는 ‘담론’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공간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

 

우리는 대학의 교양 교육, 소통과 토론의 기회를 통해 좀 더 민주적인 시민, 통찰력 있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어요. 대학은 집단 지성이 형성되고, 비판 의식이 발원하는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큰 뜻을 품은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어요._87면

 

 

인문학의 쓸모를 의심하는 이들에게

역사학자가 전하는 담대한 전망

 

물론 요즈음의 대학은 교양 교육을 충분히 하기에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대학 자체가 여러 가지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늘의 대학이 처한 상황을 거침없이 비판한다. 겉은 화려하지만 정작 학생들을 위한 복지는 열악한 현실, 자치권을 잃고 획일화되는 모습, 지적 긴장의 부족, 학교 간 과도한 경쟁과 그로 인한 상업화, 사유화 등 오늘의 대학은 안팎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기는 대학의 교양 교육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대학 밖에서 이른바 ‘시민 인문학’이 전에 없이 융성하고 있음에도, ‘대학 인문학’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저자는 이런 대학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인문학의 여전한 필요성과 가능성을 담대하게 이야기한다. 디지털 혁명에 실패하고도 4차 산업 혁명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독일에서 발견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재미난 사례들은 그 희망의 증거이다. 저자는 이제 인문학은 개개 학문 분과가 아니라 한 사회 전체가 공감하고 참여하는 종합적인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문학적인 질문은 집단 지성의 성찰성을 높이고, 소통을 통해 정치적인 것을 새로이 사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땔감으로 난방을 하는 것은 산업화 이전 시대에 하던 일이죠. 벽난로 장작과 첨단 컴퓨터를 결합한 겁니다. 얼마나 기술이 좋은지 장작을 때는데도 연기가 전혀 나지 않고, 방 안 공기도 청정해요. 마치 중앙난방을 하는 집에 있는 것 같았어요. 게다가 벽난로에서 타는 장작 불길을 바라보는 일은 얼마나 낭만적인지 몰라요. 도대체 누가 벽난로와 컴퓨터를 결합할 생각을 했을까요? 이것을 인문학적 상상력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해석일까요?_110면

목차

프롤로그

 

1. 시민, 대학, 책임감

지식인의 빚, 시민의 책임

대학은 담론의 공간

 

2. 대학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

우리 대학의 울퉁불퉁한 역사

대학이 처한 네 가지 위기

시민을 기르되, 계급을 나누지 않으려면

대학에 가면 거인을 만나자

 

3. 인문학은 거대한 진리 탐구 프로젝트

인문학은 얼마나 힘이 센가

땔감과 컴퓨터를 결합하는 상상력

 

묻고 답하다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정현백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명예 교수. 전 여성가족부 장관.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를 거쳐 독일 보훔대학교에서 독일 현대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와 교육 활동을 하면서 시민 사회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하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 대표, 참여연대 공동 대표를 지냈다. 지은 책으로 『민족과 페미니즘』 『민족주의와 역사교육』(공저) 『처음 읽는 여성의 역사』(공저) 『주거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 등이 있다.

이제 우리는 대학에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고민해야 해요. 아예 대학에 가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까지 필요해졌습니다.
그래도 여러분이 “대학을 왜 가야 합니까?”라고 제게 묻는다면, 저는 대학에 가면 ‘거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가면 반드시 인문학을 공부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인문학이라는 지적 자극 없이는 시민성이 길러지기 어렵고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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