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언제나 되살아난다

책 소개

1975년 초봄에 신경림 시인의『농무』를 간행하면서 창비시선으로 우리나라 초유의 시선 시리즈를 시작한 창작과비평사는 창비시선 200번 기념시선집『불은 언제나 되살아난다(엮은이 신경림)를 간행하였다.

 

『농무』가 간행된 무렵의 고은 시인의『문의마을에 가서』부터 2000년 초반의 정복여 시인의『먼지는 무슨 힘으로 뭉쳐지나』까지 중요시집을 대상으로 88인 시인들의 시 한편씩을 선하였다. 창비시선에 참여한 시인뿐만 아니라 그밖의 시인들도 상당수 포함하여 우리 현대시의 정수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였다. 이 시선집은 지난 25년간의 격동의 시대를 헤쳐온 빛나는 시편들의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게 묶은 앤솔러지다. 난해한 시와 음풍농월의 시, 현실과 거리가 먼 시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에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시풍을 열기 시작한 지 25년 만이다. 당시에 사회 부조리에 관심을 둔 시인들이 없지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창비시선이 독재에 항거하고 숨어 있는 민중을 발견하며 문학의 본질을 다시 찾는 커다란 흐름을 형성하였다. 그리하여 우리 시의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 민주화 운동에 기여하는 영예와 고통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더 높은 도약의 단계를 만들었다. 그만큼 창비시선은 사회와 시대의 요청에 따른 시인들의 열정 자체였으며 더불어 사는 삶의 희망과 아픔에 동참하는 일대 진경을 보여주었다.

 

이제 창비시선은 과거의 업적에 연연하지 않고 맑은 눈으로 현실을 인식하며 새로운 시대와 삶의 형식을 찾아 시의 정수를 보여주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량 정보화와 인터넷 시대에 삶의 본질적 가치를 향상시키는 수준 높은 작품을 요구하고 발굴해야 한다. 기념시선집을 간행하면서 올곧고 깊은 울림을 주는 창비시선의 새로운 전기로 삼고자 한다.

 

엮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창비시선 200권을 돌아보면서 바로 지금이야말로 시가 달라져야 할 시대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치열한 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달라진다는 것은 변화한 시대의 참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진실을 말한다는 것이지 대중에게 영합함을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창비시선은 이 시대의 꿈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고통과 진실이 함께 직조된 좋은 시집을 간행하면서 우리 시의 지평을 여는 일을 다할 것이다.

목차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신경림

    申庚林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 등이 추천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농무』이래 민중의 생활에 밀착한 현실인식과 빼어난 서정성, 친숙한 가락을 결합한 시세계로 한국시의 물줄기를 바꾸며 새 경지를 열었다. 70년대 이후 문단의 자유실천운동·민주화운동에 부단히 참여하여 당대적 현실 속에 살아숨쉬는 시편들로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었다. 시집으로 『농무』『새재』 『달 넘세』 『가난한 사랑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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