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 3호

문학3 2017년 3호

책 소개

주목: 권위를 향해 말하는 사람들

 

주권을 새롭게 인식한 목소리의 반격

 

『문학3』 2017년 3호가 출간되었다. 이번호 문학지에서는 기존의 권력과 지적 권위에 도전하는 다양한 목소리에 주목했다. ‘촛불혁명’으로 광장의 주인이 된 주권자들은 이른바 ‘집단지성’을 통해 주변부의 여백을 지워나가며, 자의든 타의든 그간 중심부로 기능했던 ‘엘리트주의’에 교정을 요구하고 있다. 권위가 만들어낸 원칙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차이와 균열을 동력으로 삼는 이러한 움직임은 논리적인 분석과 신념, 그리고 실천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수행 그 자체를 통해 도처의 불합리를 폭로하고 거부한다.

 

출판인 안희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여론에서 보이는 (진보) 언론 혹은 엘리트주의에 대한 적대 현상을 「입을 가지게 된 사람들: 진보 언론의 지형도와 공론장의 재설계」에서 살펴봤다. 광장의 행동을 통해 부당한 권력을 몰아낸 시민들은 “중립보다는 공감을, 비판보다는 함께 이룬 성과에 대한 인정”을 바라지만, 언론이 늘 그렇듯 “상황 안으로 뛰어들지 않고 기계적 중립”을 고수하는 자세를 시민들은 우월적 의식의 발로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간곡한 어조로 짚어낸다. 문화연구자 오영진은 「주갤러는 왜 전기신을 욕망했는가」를 제목으로 웹싸이트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주갤)의 정동을 분석했다. 국회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증인들의 허위 증언을 청문위원들에게 전달하며 ‘명탐정’으로 주목받은 ‘주갤러’들은 촛불혁명 과정에서 집단지성의 대표적 예시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필자는 주갤의 정동이 욕망의 흐름을 따르고 있으며, 촛불에 기여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함을, 나아가서 그런 욕망을 긍정하는 것이 진정 혁명을 이해하는 길임을 주장한다. 

목차

신용목 「이 와중에 문학하기」

 

주목: 권위를 향해 말하는 사람들

안희곤 「입을 가지게 된 사람들: 진보 언론의 지형도와 공론장의 재설계」
오영진 「주갤러는 전기신(電氣神)을 욕망했는가?」
윤보라 「광장의 변화와 페미니즘의 미래」
류진희 「‘넷-광장’ 페미니스트, 전사들의 등장」
윤경희 「어떻게 독자 세계가 될 것인가」
이지은 「몹(mob) 잡고 레벨업: ‘만렙’을 향한 한국문학의 도정」
김민철 「대의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단상: 개념, 번역, 정치」

 

소설
곽재식 「멧돼지의 어깨 두드리기」
권여선 「친구」
김솔 「진실의 푸른 강」
김혜진 「너라는 생활」
서현경 「화이트 큐브」

 

중계 「유일한 기쁨」
이수정 정유진 최의진 홍수연

 


김기택 「난폭한 청바지」 「개와 노인」
신영배 「시작하며」 「물기타」
심지아 「가가호호」 「오필리아」
임경섭 「비행운」 「지평선」
하혜희 「별표」 「미래관」

 

중계 「나도 지평선은 처음이구나」
권나무 김유미 조혜은 하마무

 

현장
홍은전 「P정신요양원」
김수상 「박힌 사드 뽑아내고 오는 사드 막아내자」
강정주 「왜, 아직도, 지금까지 그곳에 있는지 알아주세요」

 

시선
안희연 「여름의 표정들」
앵무 「생활의 발견」

수상정보
저자 소개

이 와중에 문학하기

세번째 문학지의 소설 ‘중계’는 복자여고 학생들과 함께했다. 학교라는 공동 영역 안에서 각자의 경험을 쌓아가는 그들이, 일상의 세부와 그 문제를 개성적으로 다룬 곽재식 권여선 김솔 김혜진 서현경의 소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학의 개성은 작품에서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독서 과정에도 적극 발현된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한 좌담이었다. 김기택 신영배 심지아 임경섭 하혜희의 시를 함께 읽은 이들의 관점도 흥미롭다. 뮤지션이자 교육자인 권나무, 일본인 여성학 연구자 하마무, 열혈 청년독자로 함께해준 김유미, 그리고 실재와 그 너머에 질문을 기입해온 시인 조혜은을 통해 감각의 다양함이 세계의 복잡한 구조와 어떻게 연관하는지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호 문학작품들이 가진 풍성한 매력을 이 자리에 다 옮길 수 없어 안타깝다. 이 또한 텍스트를 통해서만 맞이할 수 있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증명하는 지극한 조바심이라는 생각도 든다.
많은 분들이 원고모집에 응해주셨다. 게재작을 선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호에 비해 그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확신을 주는 작품이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두에게 지면을 드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서현경(소설)과 하혜희(시)의 작품이 그 안타까움을 메우리라 믿는다. 애초 중계란의 취지도 그랬듯이 원고모집의 활성화를 통해 문학이 머무는 테두리를 조금씩이나마 허물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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