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한국문학의 보람

책 소개

이 책은 분단체제극복을 지향하는 민족문학론의 이론가이자 실천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백낙청 선생의 15년 만의 문학평론집이다. 저자는 분단현실에 뿌리박은 폭넓은 시야와 심도 깊은 사유로 삼십여년을 일관되게 한국 사회와 문학을 분석하고 창조적 대안을 모색해왔다. 분단체제에 대한 저자의 가히 독보적이라 할 인식과 실천적 탐구는 문학적으로 매 시기 주요한 이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대응하는 가운데서 진전과 변모를 이룩했다. 이 책은 지난 1990년 『민족문학의 새 단계』 이후 발표한 19편의 작품비평과 이론비평을 엮고, 통일시대를 맞이하는 문학의 논리를 점검하는 새 글을 붙였다. 제목에서 보듯 저자는 우리 사회가 이미 새로운 시대인 통일시대에 들어섰으며, 한국문학이 내장한 활력이 이 시대의 활기로 이어질 것임을 진단한다. 상업주의에 포위된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이때 저자가 전하는 희망의 메씨지는 더욱 남다른 울림을 지닌다.

 

오늘의 민족문학론: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1부에 실린 글들은 오늘의 민족문학론이 처한 상황과 현실에 걸맞은 민족문학의 개념, 지구화시대 민족문학과 세계문학의 바람직한 상, 통일시대를 맞이하는 한국문학의 모습 등을 다루고 있다. 지난 시기 우리 문단의 주도적 담론이던 민족문학론은 그 고투의 결과로 다소간의 사회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어느 순간 ‘문학다운 문학을 경시하는’ 이론으로서, 그 용도 폐기가 거론되곤 한다. 최근 몇년의 이러한 논의는 어느 면에서 역동적으로 변모하는 사회현실의 문학적 표현이다. 저자는 애초부터 민족문학 개념이 그에 상응하는 역사적 상황을 전제한 것임을 상기하며, 오늘의 민족문학은 분단체제극복에 이바지하는 ‘문학들’의 대명사로서 존재함을 논파한다. 민족문학이 남한이라는 지리적 경계에 국한되지 않고 한민족 전체의 문학이라는 의미가 강조되는 오늘날에는 더욱더, 문학이 문학 본연의 모습으로 꽃피는 것이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한국문학의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민족어에 의존하는 민족문학론은 그리하여 문학 옹호・예술 옹호의 세계적 차원과 접점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저자의 논지가 압축적이고도 유려하게 드러나는 글이 「서장: 민족문학, 세계문학, 한국문학」이다. 「지구시대의 민족문학」과 「‘통일시대’의 한국문학」은 민족문학을 둘러싼 국내외적 상황 분석과 시기별 작품비평을 결합힌 글들이며, 2천년대 들머리에 한국문학을 개관한 「한국문학을 위한 단상」 등이 함께 실렸다.

 

실제비평: 고은에서 배수아까지 작품으로 확인하는 한국문학의 활력 

2부는 그간의 주요한 문학적 성과들을 촘촘히 살펴 우리 문학 안팎의 기운을 북돋는 실제비평들이다. 방대한 성과에 비해 제대로 된 작품비평은 드문 고은의 장시 『백두산』에 대한 섬세한 분석, 당대 시단에 대한 탁월한 감식안 등은 십여년의 시차를 무색케 한다. 황석영 장편 『손님』의 의미를 한반도의 현실에 긴밀히 결부해 조망하는 글은 저자 특유의 넓고 깊은 사유를 보여준다. 또한 텍스트가 현실과 작가의 상상력 사이에서 어떻게 직조되는가를 문장 하나하나를 따라 읽으며 분석한 배수아론 「소설가의 책상, 에쎄이스트의 책상」은 대상작 선정과 분석방식 등에서 발표 당시 평단의 화제를 모은 작품론이다. 이 글에서 촉발된 논의를 이어간 「‘창비적 독법’과 나의 소설읽기」는 리얼리즘적 독법을 바탕으로 하는 저자의 비평시각을 드러내주는 글이다. 신경숙 장편 『외딴 방』에 대한 평론 역시 비평적 애정과 균형감각으로 작품의 결을 섬세하게 짚어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밖에도 그때그때 크고작은 문학의 현장을 지키며 써낸 글들이 함께 묶였다.

 

오늘날 비평가의 자세 

3부는 매 시기 주요한 문학적 이슈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물들이 주로 실렸다. 각종 토론회・씸포지엄 현장에서 이루어진 논쟁을 정리한 글들로, 지난 시기 ‘뜨거운 감자’였던 사회주의리얼리즘 논쟁을 비롯해, 민족문학과 리얼리즘-모더니즘 논의를 둘러싼 입장을 개진한 「민족문학론과 리얼리즘론」 「시와 리얼리즘에 관한 단상」 등이 실려 있다. 그밖에도 상업주의의 격랑과 한국사회 특유의 질곡 속에서 비평가의 역할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말하는 「비평과 비평가에 대한 단상」은 다시 읽어도 새로운 글이다.

쉼없는 실천으로 정진하는 저자가 문학평론가로서 제시하는 한국문학의 역동성과 가능성에 대한 분명한 믿음이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목차

책머리에
서장: 민족문학, 세계문학, 한국문학

제1부
지구시대의 민족문학
지구화시대의 민족과 문학
근대성과 근대문학에 관한 문제제기와 토론
‘통일시대’의 한국문학
2000년대의 한국문학을 위한 단상
덧글: ‘단상’ 후기

제2부

선시와 리얼리즘
고은 시선집 『어느 바람』 발문
미당 담론에 관하여
백석문학상 후보 시집들
『외딴 방』이 묻는 것과 이룬 것
소설가의 책상, 에쎄이스트의 책상
‘창비적 독법’과 나의 소설읽기
황석영의 장편소설 『손님』

제3부

민족문학론과 리얼리즘론
사회주의현실주의 논의에 부쳐
시와 리얼리즘에 관한 단상
민족문학과 근대성
논평: 민족문학, 문명전환, IMF사태
비평과 비평가에 관한 단상

원문 출처
찾아보기

수상정보
저자 소개
  • 백낙청
    백낙청

    1938년생. 고교 졸업 후 도미하여 브라운대와 하바드대에서 수학. 후에 재도미하여 1972년 하바드대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영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했으며 서울대 영문과 교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시민방송 RTV 이사장,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등을 역임하며 민족문학론을 전개하고 분단체제의 체계적 인식과 실천적 극복에 매진해왔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인으로 있다.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1 / 인간해방의 […]

0 reviews
리뷰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