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밖 41호(2016 하반기)

책 소개

 

『안과밖』은 ‘이명박근혜’ 정권의 졸속적이고 파행적인 고등교육 정책을 비판하는 기획을 꾸준히 마련해왔다. 이번 제41호 특집은 그 연속선상에서 학부 인문학교육 모델의 대대적 재편을 압박하는 이른바 프라임사업과 코어사업을 다루며, 특히 이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정당화하는 마법의 구호인 ‘융합’의 교육적·학문적 함의를 다각적으로 검토한다.
  특집을 여는 박찬길의 글은 교육부가 주도하는 두 사업의 배경과 논리 및 전개과정, 향후 전망을 명쾌하게 개관하면서 그 문제적 성격을 부각한다. 간단히 말해 이 ‘교육’사업은 산업에서 인문학의 직접적인 쓰임새를 증명하라는 요구인 것이다. 이어지는 최예정의 글은 ‘교양인문학’과 ‘인문학 융합교육’으로 모아지는 학부 교양교육 개편 방향에 대해 훨씬 더 전향적이다. 외부 자극으로 촉발되긴 했지만 최근 시도되고 있는 대학의 새로운 교양교육 프로그램들이 품은 가능성을 주시해보자는 것이다. 이런 기대 어린 제안은, 근래 성가를 높이고 있는 대중인문학에 비추어볼 때 그간 대중과 학생들의 실제적인 요구를 외면하며 고답적 태도를 고수해온 인문학계에 대한 뼈아픈 반성에 닿아 있다. 서양고전을 연구하는 이종환의 글은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확산과 너른 활용이 자신의 연구분야에 초래한 변화를 개괄하는데, 이전 시기의 ‘인문학 전산’ 대신 ‘디지털 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할 만큼 그 변화가 근본적이라고 평가한다. 확실히 디지털 인문학이 도래하면서 지금 기존의 주요 학문적 범주들에 대한 재구성이 요청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이시연의 글은 ‘융합연구’를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 규정하는 제목에서 이미 드러나듯 이 새로운 유행에 상당히 회의적이다. 융합연구의 기치를 걸고 이루어진 영문학 분야의 최근 논문들은 딱히 새로운 해석의 성과가 없으면서 전문 과학용어를 남용하거나 과학사를 그저 해석의 역사-철학적 맥락으로 채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학기술과의 융합 대신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변화에 대처하는 성찰적 의제를 제기하는 것이 인문학 본연의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좀더 생산적인 탐구의 방향이라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이어지는 홍성욱의 글도 현재 유행하는 융합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데, 특히 그 과학중심주의적 경향을 우려한다. 그러나 융합이라는 말을 폐기하는 대신, 현대사회가 요청하는 과학과 인문학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위해 그 말을 아껴 둘 것을 제안한다. 공동체 전체의 안녕과 결부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서로 얽힌 사실과 가치의 세계를 아울러 살펴야 하고, 그러자면 아직까지도 대척적인 것으로 오해되는 두 학문분야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런 결론에 앞서 과학사 연구자로서 공력을 보여주며 과학과 인문학의 다양한 관계의 가능성을 예시하는 역사적 사례를 소개하는 내용도 흥미롭고 유익하다.

 

목차

 

[책머리에] 무엇을 할 것인가 | 이정진

 

[특집] 인문학, 융합을 짚어본다

융합, 인문학의 살 길인가 | 박찬길

인문대를 해체하면 되는 걸까: 교양인문학 또는 인문학 융합교육의 가능성과 의미 | 최예정

융합 연구, 에피소드 Ⅰ: 보이지 않는 위협 | 이시연

인문학의 미래와 디지털 인문학 | 이종환

과학기술학의 관점에서 본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 | 홍성욱

 

[시평]

페미니즘, 자기혐오, 사랑 | 김수연

 

[문화비평]

9·11 이후 미국의 분열적 스펙터클과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 김창희

 

[동향]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해독하기 어려운 인문주의 텍스트 | 이성호

 

[서평]

신명아 조규형

 

[논문]

휘트먼의 대신(代身)의 시: ‘로런스의 휘트먼’ 재고 | 강필중

증언의 불가능성과 절차주의 시학: 필립의 『종!』 읽기 | 김의영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영미문학연구회

    영미문학연구회는 소장 영미문학 연구자들을 주축으로 1995년 6월 3일에 창립되었습니다. 현재 전국에서 22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우리 연구회는 상설 연구조직으로, 영미문학의 연구와 성과의 교류 및 대중적 확산을 통하여 우리의 문학·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영미문학이 학문에서는 물론이고 문화 전반에서도 무시 못할 파급력을 갖는 우리의 현실에서 영미문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대단히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더구나 영어권의 영향력이 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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