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 생활문화사 1960년대

책 소개

대와 삶을 함께 읽는다!

동시대 삶과 문화의 깊이를 더한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삶의 향기를 품은 이야기로서의 역사, 『한국현대 생활문화사』(전4권)가 오늘날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한국현대사를 바라볼 새로운 렌즈를 제시한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10년 단위 4권의 책으로 펴내는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시리즈는 정치적 격변과 세계사적 혼란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이어온 우리들의 부모님, 삼촌·이모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적어도 1950년대부터 1980대까지의 당대를 직접 겪은 이들의 역사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지금껏 한국현대사는 정치적 격변에만 주목해 서술되어왔다. ‘한국현대 생활문화사’는 정치사를 포함해 동시대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요인을 주목해 그 안에서의 삶의 양상들과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획부터 집필까지 총 3년의 시간 동안 영화·음악·스포츠·음식 문화 등 생활문화 분야부터 농업·전쟁·경제·북한·민중운동 등의 역사학계의 주류 분야까지 다양한 각 분야 32명의 필진이 참여해, 정치사 위주로 쓰여진 통사를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의 한국현대사 교양서를 선보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역사가 창조되는 공간으로서의 생활문화 영역, 이 공간에서 다채롭게 펼쳐지는 인간들의 행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주체의 등장과 변화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한국현대사를 풍성하게 재구성했다.

 

빈민들의 밤 시위부터 베트남전 참전까지

가난의 시대, 억척스러운 희망을 그리다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1960년대』는 가난 속에서도 억척스러운 희망을 그려갔던 1960년대의 삶과 문화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이 시대의 가장 뚜렷한 기억은 “남녀노소 불문 야간통행금지!”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다. 실제로 1962년 6월부터 20여 년 동안 밤 외출은 불법이었다. ‘조국 근대화’의 깃발이 날리면서부터는 가난과 빈곤도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비정상적인 것이 되었다. 국민 대다수가 보릿고개를 겪던 때, 왜 정부는 대다수 국민을 죄인으로 몰았을까? 그 이유가 궁금했던 학생들은 광장에 모여 구호를 외쳤고, 넝마주이와 구두닦이 소년들은 한밤중에 짱돌을 쥐었다. 이것도 불법 저것도 불법인 때에 사람들은 금지곡을 틀고, 난도질당한 영화를 보고, 언제 폐간될지 모를 잡지를 펼쳤다. 흘러간 옛이야기라고 하기에 1960년대는 오늘날까지 너무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때 만들어진 재벌들은 글로벌기업이 되었고, 베트남전쟁의 상처는 여전히 깊다. 국가는 그저 먹여주면 될 뿐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국민들은 따스한 집과 밥만을 원했던 건 아니었다. 우리의 부모 세대들이 소중히 키워갔던 열망을 하나하나 살핀다.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 생활문화의 주요한 변화상도 2개의 장으로 비중 있게 다루어 남과 북을 함께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북송선을 탄 이들이 북한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새마을운동과 비견되는 천리마운동 시기에 북한 인민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등 지금껏 우리가 접하기 어려웠던 북한 사람들의 삶을 담았다.

목차

기획의 말: 역사는 인간이 만들어나간다

 

크게 본 1960년대: 겨울공화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외침 _이혜령

 

4·19혁명 전후 도시빈민 _오제연

시대의 그늘 속 사람들 | 도시빈민, 밤 시위를 지배하다 | 혁명의 기억에서 사라진 이들 | ‘환경미화’된 삶

 

대학과 광장의 탄생 _임유경

데모의 시대, 변혁의 주역 | 다시 쓰이는 혁명의 계보 | 아카데미즘의 위기, 불온청년과 학원의 정상화 | “홀로 어디로 가려 하느냐”

 

지식인과 잡지 문화 _임유경

‘잡지 붐’과 매체의 분화 | 유일한 교과서 겸 교양도서 『사상계』 | ‘등록취소’, 비판적 잡지의 운명 | 출판계의 지각변동과 주간지 시대의 개막 | “다시 잡지 문화의 꽃을”

 

영화, 독보적인 대중문화 _이순진

1961년, 마부 춘삼의 극장 구경 | 도시 서민 가족 드라마 속 한국사회 | ‘균질화’된 ‘국민문화’ 창출을 위해 | 대작에의 꿈, 혹은 해외 진출 | 1967년, 한약방 김영감의 팔도 관광 | 흐느끼는 어머니와 일그러진 청춘

 

재벌의 탄생, 부정축재자의 비상 _이정은

혁명 이후 재벌의 ‘목소리 높이기’ | 권력과 재벌, 손을 잡다 | 재벌기업 비판 여론 대응법의 역사

 

베트남전쟁 참전의 안과 밖 _윤충로

“젊은이여 월남으로 가라” | ‘전선 없는 전장’에서 | ‘월남특수’와 파월기술자 | 후방에서의 전쟁, 일상의 전장화 | 우리에게 베트남전쟁은 무엇이었을까?

 

병영사회와 군사주의 문화 _오제연

군부, 사회를 압도하다 | 군대 가야 사람 되는 사회 | 110101-100001 | 조국 ‘근대’화? 조국 ‘군대’화

 

천리마운동과 사회주의 근로인민의 탄생 _이세영

작업반장 길확실과 동료들 | 폐허에서 공장이, 농민에서 노동자로 | 열정과 참여로 위기를 넘다 | 천리마를 탄 기세로 달려나가다 | 하나가 된 노동과 일상 | 공산주의적 인간이란? | 노동자로 살기보다 전사로 죽기를 | 주체사상 시대로 가는 길목

 

북으로 간 재일조선인 째포의 삶 _정은이

북한에 들어온 이질적인 사람들 | 귀국사업의 글로벌 정치 | 북송선을 탄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 귀국자의 삶과 북한의 처우 | 귀국자, 암시장의 주역이 되다 | “당신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 | 그들이 남긴 자본주의의 흔적

 

그때 동아시아는? _강진아
일본: 고도경제성장

중국: 문화대혁명의 돌풍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오제연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조교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보수주의자의 삶과 죽음』(공저), 주요 논문으로 「전인적 지도자 양성에서 고급 기술인력 양성으로」 「4월혁명의 기억에서 사라진 사람들」 등이 있다.

  • 김성보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남북한 경제구조의 기원과 전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 주요 논문으로 「남북국가 수립기 인민과 국민 개념의 분화」 「1960년대 남북한 정부의 ‘인간개조’ 경쟁」 등이 있다.

  • 김종엽

    金鍾曄 1963년 경남 김해 출생. 현재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문화평론가. 계간『창작과비평』 편집위원. 저서로 『웃음의 해석학』(1994)와『연대와 열광』(창작과비평사 1998), 역서로『토템과 터부』(1995), 편서로 『87년체제론』(2009)이 있음. Born in 1963 in Gimhae, South Gyeongsang Province, Kim Jong-yup studied sociology (BA and MA)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Currently a professor at Hanshin University and a cultural critic, he has authored […]

  • 이혜령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HK교수.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한국 근대소설과 섹슈얼리티의 서사학』 『검열의 제국』(공저), 주요 논문으로 「해방(기): 총 든 청년의 나날들」 「친일파인 자의 이름」 등이 있다.

  • 허은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유신시대 학생, 모의 수류탄을 던지다」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총력안보체제 구축과 학교의 역할」 「동아시아 냉전의 연쇄와 박정희정부의 ‘대공새마을’ 건설」 등이 있다.

  • 홍석률

    1965년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현대사를 공부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냉전학회 연구이사, 한국사연구회 연구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북관계사, 한미관계사 등 한반도 냉전사가 주된 연구 분야이다. 4월혁명, 5·16쿠데타, 푸에블로호 사건, 판문점 도끼 살해 사건 등을 연구하고, 대학에서 ‘사건으로 읽는 한국사’ ‘역사로 읽는 현실’ 등 교양과목을 맡아 강의하면서 사건사 서술에 관심을 갖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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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인간이 만들어나간다

극단의 세기라 불리는 지난 세기 동안 한반도만큼 그 극단을 격렬하게 체험한 지역도 드물다. 20세기가 파시즘, 자본주의, 공산주의 이념이 경합한 시대였다고 한다면 한반도는 20세기에 이 모든 것을 경험했다. 20세기 전반기를 채운 일제 강점기에 식민지 조선인들은 일제 파시즘의 지배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후반기인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거치며 고착된 체제 대립을 받아들여야 했으며, 내적으로는 파시즘적 정권의 독재를 장기간 감내해야 했다. 그리고 오늘날의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시대가 남긴 분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세기를 총력전의 시대라 부른다면 한반도는 전쟁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고 또한 강도 높게 경험한 대표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 한반도가 양차 세계대전의 전쟁터가 되는 것은 다행히 모면했다 하더라도, 수많은 청년과 여성들이 강제로 징병·징용되어 전쟁터로 내몰렸다. 해방 이후 3년간의 잔혹한 전쟁, 여기에 베트남전 참전까지 더한다면 대한민국 수립 이후 한국현대사는 ‘전쟁을 끌어안은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우리의 모습은 극단의 20세기 한반도에 거주한 사람들이 마을 주민에서 대도시민까지 다양한 층위의 지역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농민·노동자·자본가 같은 계급적 존재로서, 가정주부·학생·회사원·군인 같은 사회적 직분의 존재로서, 그리고 국민국가의 국민으로서 삶을 영위하며 각각의 정체성을 형성해간 결과물이다. 제국과 국가, 거대 자본이 강요하는 인간형과 이를 위한 제도와 장치, 담론이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현실에서 한국인들은 순응, 일탈, 저항 등을 거듭하며 국민, 노동자, 여성, 학생 등 다양한 주체에 새로운 정체성을 불어넣었다. 이는 좀더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수많은 희망과 선택 그리고 다양한 이해와 욕망이 맞물리는 과정이었다. 역사는 늘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전개되었고, 그 과정에서 거듭되는 광기와 퇴행을 목도하면서도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역사는 인간이 만들어나간다는 자명한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21세기 한국사회는 냉전·분단시대가 남긴 굴레를 끊어버리고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냉전, 전쟁, 분단 그리고 불평등과 부정 속에서 희망을 일구어간 지난 세기 역사에 대한 성찰은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을 찾는 작업이다. 여전히 구시대가 남긴 분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활문화에 적극 개입해 대중의 행위와 의식을 철저히 통제한 유신체제가 신화화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기에 한국사회의 변화에 대한 갈구가 더욱 큰 것인지도 모른다. 변화가 어느 순간에 어떠한 방식으로 또 올지는 예견할 수 없으나 구시대의 유제를 털어버리기 위한 정치투쟁을 일상의 영역에서부터 벌이며 조그마한 변화를 만들어갈 때 거대한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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