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돼지

책 소개

“눈앞에서 이상한 일들이 펼쳐진다”

과감한 상상력으로 만들어 내는 놀라운 세계

 

2013년 제5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장한 신예작가 김태호의 첫 동화집 『네모 돼지』가 출간되었다. 분홍빛 냉장고처럼 생긴 네모 돼지, 풍선처럼 하늘을 날게 된 개,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타난 호랑이 등 과감한 상상력을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곱 편의 동화를 담았다. 이야기마다 동물의 눈에 비친 세상을 낯설고 새로운 방식으로 그려 냈다. 간결하고 담담하면서도 놀라운 이야기가 세상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눈을 더욱 밝아지게 할 것이다.

 

과감한 상상력으로 펼쳐 보이는 낯선 세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은 후 주목할 만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신예 동화작가 김태호. “이만한 단편 미학을 구경하기란 여간한 행운”이라는 평가를 받은 데뷔작 「기다려!」를 포함해 독특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동화들을 모은 『네모 돼지』를 선보인다. 작가는 일곱 편의 동화에서 과감한 상상력을 통해 문제적인 상황을 그려 내는 방식으로 서사를 전개한다. 표제작 「네모 돼지」는 철로 된 네모 상자에 갇혀서 키워지는 돼지들과 그들에게 천국으로 가는 법에 관한 책을 읽어 주는 둥그런 돼지의 이야기이다. 「고양이를 재활용하는 방법」은 헌 옷을 수거하는 통에 갇힌 고양이에 관한 동화이다. 「어느 날 집에 호랑이가 찾아왔습니다」는 옛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집주인 여자가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타난 호랑이와 목숨을 걸고 내기를 하는 이야기다. 김태호 작가는 낯선 공간, 낯선 사건 속에서 동물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얼핏 보기에 황당해 보이는 상황이 왜 발생했는지 사실적으로 보여 주면서 독자로 하여금 동화 속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여겨지게끔 한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동화집 전체를 관통하는 작가의 질문이 진중하면서도 예리하다.

 

목차

1. 기다려!

2. 소풍

3. 고양이를 재활용하는 방법

4. 네모 돼지

5. 나는 개

6. 고양이 국화

7. 어느 날 집에 호랑이가 찾아왔습니다

수상정보
저자 소개
  • 김태호

    1972년 충남 대전에서 태어났습니다. 2013년 동화 「기다려!」로 제5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림책 『아빠 놀이터』 『삐딱이를 찾아라』 『엉덩이 학교』, 동화 『네모 돼지』 『제후의 선택』 『백구 똥을 찾아라』 『신호등 특공대』 『파리 신부』, 청소년소설 『아무것도 모르면서』(공저) 『이웃집 구미호』 등을 냈습니다.

  • 손령숙

    대학에서 회화와 미술 교육을 공부했습니다. 『선영이, 그리고 인철이의 경우』 『책 따라 친구 따라 지구 한 바퀴』 『이상한 나라의 까만 망토』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느 날 우리 집에 길고양이가 찾아왔어요.
“같이 좀 사시죠.”
당당하게 들어와서는 방바닥에 벌러덩 누워 버렸어요.
“이보시오, 아기는 받아 본 적이 있소”
“아기? 고양이 아기 말인가”
나는 눈을 껌벅이며 되물었어요.
“이 안에 일곱 마리나 있다오.”
길고양이는 옆으로 누워서 볼록한 배를 쓰다듬었어요.
“곧 나올 테니 준비 좀 해 주시오. 커다란 상자에 두툼한 이불도 좀 깔고, 아늑하게 부탁 좀 합시다. 혹시 임신한 고양이를 쫓아낼 생각은 아니시겠지”
“나 그런 사람 아니거든. 착한 사람이라고.”
나는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당당히 말했어요.
“에이, 내가 얘기 다 들었소이다. 10년 전에 키우던 고양이를 세 마리나 버렸잖소.”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손을 흔들었어요.
“아…… 아니 그게 아니고, 그때는 그냥 다른 사람이 키워준다고 해서…….”
“그게 그거지. 꼭 숲에 던져 놓아야 버리는 건 아니지!”
나는 할 말이 없었어요.
“앞으로 나한테 하는 거 봐서 그때 실수를 조금 덜어 주리다.”
길고양이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그렇게 하면 그게 좀 덜어질까”
시저, 깜식이, 장군이라는 이름을 가진 세 마리 고양이였습니다. 저는 몇 년간 함께 지내던 세 친구를 아는 사람에게 떠넘기듯 맡겼습니다. 얼마 후 세 고양이는 또 다른 사람에게 보내졌고, 그 이후로 잘 사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그게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었는지 말입니다. 고양이 친구들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픕니다.
‘정말 내가 잘못했구나!’라는 생각이 절실히 느껴질 때쯤 길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둥둥이’라는 이름도 지어 주고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둥둥이가 아기를 가진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일곱 마리 새끼 고양이를 직접 받아 내고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오래전에 떠나보냈던 세 친구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동물들의 아픈 이야기를 들으면 다 제 잘못 같았습니다.
상처받는 동물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곱 편의 이야기를 읽고 저처럼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저, 깜식이, 장군이에게 진 빚을 아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2015년 10월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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