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이슈 한국사

책 소개

정치화된 한국현대사 신화를 넘어서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균 교수의 현대사 강의

한국사회에서는 늘 역사가 문제를 일으킨다. 대학입시에서 한국현대사 과목이 들락날락하고, 현대사 교양서가 지자체 및 학교·군대의 도서관에서 불온도서로 낙인찍혀 퇴짜를 맞기도 한다. 좌편향이니 우편향이니 하는 신화로 덧씌워진 현대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새롭게 읽기 위해 서울대 박태균 교수가 입을 열었다. 저자는 외국의 한국학 학자와 수시로 교류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택시기사가 주 청취자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는 전방위 역사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는 통사로서 한국현대사에 접근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한국현대사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10가지 이슈와 이와 관련해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짚어준다. 특히 강의 및 방송에서 접한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복잡하고 어려운 역사적 정황을 쉽고 상세하게 해설하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광복 70주년, 한국전쟁 65주년, 한일협정 50주년 등 유난히 굵직굵직한 현대사 사건의 기념일이 많은 올해, 첨예한 한일 간의 문제부터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에 관한 쟁점까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10가지 이슈는 한국현대사의 중요한 국면과 사건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고리 역할을 할 것이다.

 

 

매듭짓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

: 한국전쟁 65주년, 한일협정 50주년, 광복 70주년

 

해결하지 못한 역사는 그 상태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아서 여러 병폐를 일으킨다. 경제성장과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급하게 체결했던 한일협정은 일본군 위안부와 징병·징용 문제에서 잡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역사학자로서 저자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의 뿌리에 주목할 때 현재 상황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주장의 핵심은 “일본의 과거사 망언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50주년을 맞는 한일협정은 매듭짓지 못한 역사의 대표적인 예다. 한일협정을 통해 ‘청구권자금’이라는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받은 배상금이 일본이 과거사 망언을 일삼는 배경이 되는 탓이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해서 근대화시켜줬는데, 일본 패망 이후 승전국도 아닌 한국이 일본 국민의 재산을 강탈해갔다. 그럼에도 일본은 한일협정을 통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 일본 우익의 기본적인 생각이다(본문 41~46면 참조).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지만, 일본 우익의 주장은 나름의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본은 착취를 하기 위해서라도 개발을 해야만 했고(본문 104~109면 참조), 미군정은 일본정부의 공공재산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재산까지 몰수했으며, 어찌되었든 한국정부는 배상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해야 하지만, 전후 일본에서 전범 처리와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논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목차

1 독도: 지금부터 우리 땅?

2 과거사 망언: 미군정의 실책, 억울한 한일

3 영토: 한 반도 두 나라

4 식민지 근대화론: 우리 안의 역사 논쟁

5 미국: 혈맹의 복잡한 속마음

6 정전협정: 사라진 한국전쟁 2년의 기억

7 베트남전쟁: 안보와 전쟁특수 사이

8 경제성장: 신화를 넘어서

9 5·16: 혁명이길 원하는 쿠데타

10 햇볕정책: 그 기원은 1970년대

수상정보
저자 소개
  •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사건으로 읽는 대한민국』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 『베트남 전쟁』 『한국전쟁』 『우방과 제국, 한미관계의 두 신화』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전2권, 공저)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1956년-1964년 한국 경제개발계획의 성립과정」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박정희의 동아시아인식과 아시아·태평양 공동사회 구상」 등이 있다.

정치화된 신화를 넘어서
역사 과목이 대학 입학시험에 필수과목이 된다고 하는군요. 역사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역사를 가르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 역사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높이는 방향이 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객관적이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배운다면, 이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교훈이 되지 않고, 오히려 독이 될 것입니다. 역사를 안 배우느니만 못 하다는 거죠.
대학 입학시험에서 만점을 받기 위한 교육만을 한다면, 역사는 필수과목이 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도 역사가 재미없는 이유는 무조건 외우는 과목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이해하는 과목인데, 암기과목이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수과목이 된다면 더욱더 많은 젊은이들이 역사로부터 멀어질 것입니다.
지금 한국의 역사는 신화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열심히 연구를 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역사는 연구자들의 연구와는 좀 동떨어져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치화된 신화가 모든 역사해석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정치화된 신화는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자신이 얻고 싶은 결론을 위해 역사적 사실을 짜맞추는 작업을 하는 거죠.
2014년 CBS 라디오의 정혜윤 PD의 제의로 약 10개월간 ‘박태균의 한국사’를 진행하면서, 신화화된 역사서술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정혜윤 PD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이기운 PD 역시 필자의 고민에 대해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6시에 하는 방송을 청취한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두 PD는 항상 유익하고 재미있다고 평가해주었습니다. 청취자의 응원 메시지도 많이 온다고, 약간은 과장된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그 덕에 신화를 벗기는 작업이 10개월 동안 무사히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내는 데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프로그램과 질문•답변을 이끌어갔던 김덕기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사라져 아쉽습니다. 아침마다 반갑게 맞아주던 작가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역사의 신화를 벗기는 데 조그마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2015년 6월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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