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책 소개

하버드대 로스쿨 종신교수 로베르토 M. 웅거의 핵심 저작인 『정치: 운명을 거스르는 이론』(이하 『정치』)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다. 웅거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미국 법학계에서 1970년대 진보적인 법학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자유주의와 마르크스주의 등 사회사상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급진적인 사회이론을 전개한 석학이다. 나아가 그는 이론을 현실정치에서 구현할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온 실천가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오바마의 하버드 시절 스승으로 알려져 있으며, 브라질 룰라 정부의 전략기획장관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정치』는 그러한 웅거 사회이론의 정수를 담은 책이다. 여기서 저자는 정치·경제·법 등 사회과학의 갖은 범주를 넘나들며 ‘사회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관한 구체적인 비전을 들려준다.

이번 한국어판은 1987년 삼부작으로 출간되었던 텍스트를 중국 신좌파 이론가 추이 즈위안이 한권으로 엮고 서문을 덧붙여 펴낸 『정치: 핵심 텍스트, 운명을 거스르는 이론』(Politics: The Central Texts, Theory against Fate, 1997)을 번역한 것이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웅거는 한국어판 서문을 보내 왔고, ‘주석도 달지 않는’ 독창적인 사유로 정평이 난 글의 이해를 돕고자 역자 해제와 용어해설이 새롭게 추가됐다.

 

 

브라질이 낳은 하버드 로스쿨의 비전가

 

로베르토 망가베이라(Roberto Mangabeira)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웅거는 라틴아메리카 태생이다. 웅거의 외할아버지는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는데, 이때 그의 어머니가 독일계 미국인인 아버지와 만나 1947년 브라질에서 그를 낳았다. 웅거는 브라질 출신이라는 점을 자기 정체성의 중요한 한 축으로 놓고 있어서, 고향에서 쓰는 ‘망가베이라’라는 이름이 언제나 함께 불리길 원한다.

리우데자네이루 대학교를 졸업한 웅거는 미국 하버드로 건너가 법학석사 과정을 밟는다. 이후 웅거의 삶은 평탄일로를 걷는 듯하다. 1970년대 중반 29세 나이로 일찌감치 하버드 로스쿨 종신재직권을 받았고, 『지식과 정치』(1975) 『현대사회에서의 법』(1976)이라는 두권의 책으로 미국 법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으며 ‘비판법학운동’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웅거는 근대 서구의 정치사상을 재검토하는 것을 자기 이론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지식과 정치』에서는 자유주의 사회의 현실에 나타난 한계를 명쾌하게 드러냈으며, 이를 토대로 『현대사회에서의 법』에서 자유주의 법체계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아갔다. 웅거의 주장은 하버드의 던컨 케네디와 위스콘신의 데이비드 트루벡 등 1970년대 진보적인 법학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미국에서 비판법학운동이 일어나는 데 이론적 지침으로 자리매김했다. 비판법학운동은 세계의 변화에 매우 둔감했던 법학계에서는 아주 예외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 운동의 참여자들은 근대 서구사회가 구축해온 법제도의 타당성에 근본적으로 의문을 던지고 자유주의 법체계의 기본 전제들에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목차

저자의 말 – 한국어판에 부쳐

역자의 말

서문

 

1 급진적 반자연주의 사회이론

제1장 서론: 인공물로서의 사회

제2장 조건 지어진 것과 조건 지어지지 않은 것

제3장 사회이론의 환경: 추가적인 출발점

만들어지고 상상된 것으로서의 사회 | 심층구조 사회이론 | 진화론적 심층구조 사회이론으로서 마르크스주의 | 비진화론적 심층구조 사회이론으로서 경제학

제4장 “모든 것은 정치다”라는 슬로건 이해하기: 급진적 반자연주의 사회이론을 향하여

이론의 테마들 | 실천적 함의들 | 모든 것이 정치라는 관념을 발전시키는 두가지 방법: 슈퍼이론과 울트라이론

 

2 현대의 형성적 맥락들의 생성

제5장 세 복합체의 기원: 노동조직, 정부, 사적 권리들

회의적인 서막: 사적 기업과 정부 정책 | 노동조직 복합체의 기원 | 사적 권리 복합체의 기원 | 통치조직 복합체의 기원

제6장 또다른 형성적 맥락의 기원: 공산주의의 대안

제7장 형성적 맥락의 운용에 나타난 안정성과 탈안정화

제8장 부정의 능력과 조형력을 권력 속으로

핵심적인 생각 | 조형력과 타협: 유럽의 사례들 | 잠정적인 결론 | 타협의 한계: 중국과 일본의 사례들 | 사회적 조형력의 명령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수상정보
저자 소개
  • 로베르토 M. 웅거

    브라질 출신의 하버드 로스쿨 교수. 리우데자네이루 대학교와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1976년 29세의 나이로 하버드 로스쿨에서 종신재직권을 받았다. 1970년대 중반 『지식과 정치』(Knowledge and Politics) 『현대사회에서의 법』(Law in Modern Society)을 출간하며, 미국 법학계를 뒤흔든 비판법학운동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이후 1987년 『정치』(Politics) 3부작을 통해 자신의 사회이론을 집대성했다. 웅거는 방대한 저술작업을 하면서도 현실정치에 깊이 관여해왔다. 1970년대 후반부터 브라질 […]

  • 추이 즈위안

    1963년 중국 뻬이징에서 태어났다. 정치경제학 및 정치철학을 전공했고, 현재 메사추세츠공대(MIT) 정치학과 교수이자, 잡지 『경제사회체제 비교(經濟社會體制比較)』의 편집위원이다. 중국의 경제개혁이 사회주의 역사경험의 합리적 요소를 살린 제3의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신좌파 지식인이다. 저서 『보이지 않는 손 패러다임의 역설』(看不見的手範式的悖論, 1999) 『지속가능한 민주주의』(Sustainable Democracy, 공저 1995) 등, 논문 「안강헌법(鞍鋼憲法)과 포스트포드주의」 등이 있다. Born in 1963 in […]

나의 사회이론의 강렬한 소망은 마르크스 사유의 전통에 있는 핵심적인 통찰을 구출해내, 이를 우리가 만들어가고 상상하는 사회구조의 속성으로 급진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필연적 환상의 악령으로부터 그 통찰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제도적•이데올로기적 체제는 결빙된 정치다. 우리의 관심과 이념이 항상 사회의 제도와 관행의 십자가에 못 박히고, 그런 제도와 관행을 의미화하고 이에 권위를 부여하는 관념들에 의해서 수난당할 때, 우리는 구조적 상상과 구조적 변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된다. 나의 사회이론의 목적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급진적인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다.
나는 지난 이백년 동안 세계를 개편해온 혁명적 자극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사람으로서 글을 쓴다. 나는 우연히 살게 된 반혁명적 막간 시기를 지배하는 전제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며, 이제 정치적•정신적 혁명은 내용뿐만 아니라 방법에서도 새로운 형태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 한국어판 저자 서문 중에서

0 reviews
리뷰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