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돌아오렴

금요일엔 돌아오렴

책 소개

시간은 흘러가다가도 다시 그날로 붙들려간다

 

학생들은 3박 4일의 수학여행을 마치고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배에 갇힌 일반인 승객들과 더불어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것은 남겨진 가족들이 가닿을 수 없는 수백개의 금요일에 관한 기록이다.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대표 김순천, 이하 작가기록단)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그해 12월까지 단원고 희생학생 유가족들과 동고동락하며 그중 부모 열세명을 인터뷰하여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기존의 언론매체가 보도하지 못한 유가족들의 애타는 마음, 힘없는 개인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격정적인 분노와 무력감, 사건 이후 대다수 가족들이 시달리고 있는 극심한 트라우마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중요한 기록이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를 다룬 책과 기사가 쏟아져나왔지만,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유가족들의 증언과 고백을 모아낸 가족대책위 차원의 공식 인터뷰집이라는 점에서, 또한 그 기록들이 객관적이고 간결한 기억으로 재구성되었다는 점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증언록이라고 할 수 있다. 참사가 있고난 뒤 9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사건 당일의 일분일초를 또렷하게 기억해내는 부모들의 이야기는 전대미문의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뛰어난 기록문학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특히 인터뷰를 하고 글을 정리한 작가기록단과 더불어, 윤태호·유승하·최호철·손문상·조남준·홍승우·마영신·김보통 등 8명의 대표적인 만화가가 총 13편의 삽화와 표지화를 그리는 일에 동참했다.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텍스트뿐만 아니라 한컷의 삽화로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 하나의 그림이 가져다주는 깨우침의 힘은 얼마나 큰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추천사
  • 어른들이 만든 시스템이 단 하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살 수 있었던 아이들이 죽었다. 이것이 사실이다. 이 사실 앞에서는 왼쪽도 오른쪽도 없다. 우리는 모두 가해자였다. 이 책은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에 관한,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기록이다. _허지웅 작가

  • 그들을 위해, 우리를 위해, 천만개의 바람이 되어주세요.
    꽃이 피어도, 낙엽이 져도, 고운 그들이 온 줄 알도록. _김제동 방송인

목차

여는글 세상이 절망적일수록 우리는 늘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_김순천

 

제1부 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록

 

나, 백살까지 살려구요

2학년 4반 김건우 학생의 어머니 노선자 씨 이야기 _정주연

 

죽은 뒤 지킨 딸의 약속, 아빠와 함께한 하늘여행

2학년 1반 유미지 학생의 아버지 유해종 씨 이야기 _정미현

 

진도에서 왜 울고만 있었을까

2학년 3반 신승희 학생의 어머니 전민주 씨 이야기

부록_ 승희의 언니, 승아의 이야기_유해정

 

세상에 딸하고 나, 둘만 남겨졌는듸 그 아이를 잃었어유

2학년 3반 김소연 학생의 아버지 김진철 씨 이야기 _김순천

 

제2부 기억하는 사람들, 기록하는 사람들

 

엄마하고 나하고는 연결되어 있잖아, 그래서 아픈 거야

2학년 6반 신호성 학생의 어머니 정부자 씨 이야기 _홍은전

 

맨날 잔소리해서 가깝게 못 지낸 게 제일 후회스럽지

2학년 5반 이창현 학생의 어머니 최순화 씨 이야기 _박희정

 

대통령과의 5분간의 통화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긴 고통

2학년 1반 문지성 학생의 아버지 문종택 씨 이야기 _김순천

 

진상규명은 우리 아들이 내준 숙제인데 안 할 수 없잖아요

2학년 4반 박수현 학생의 아버지 박종대 씨 이야기 _박현진

 

엄마 없는 세상을 살아갈 딸을 걱정했는데 딸을 먼저 보냈어요

2학년 2반 길채원 학생의 어머니 허영무 씨 이야기 _배경내

 

제3부 사람의 시간, 416

 

내 마음을 자꾸 키워가려고 해요

2학년 7반 이준우 학생의 어머니 장순복 씨 이야기 _명숙

 

진도에 빈 자리가 많아지니 더 못 떠나겠더라고요

2학년 9반 임세희 학생의 아버지 임종호 씨 이야기 _고은채

 

오늘을 붙들어라. 되도록 내일로 미루지 말아라

2학년 10반 김다영 학생의 아버지 김현동 씨 이야기 _홍은전

 

다른 아이들을 볼 수 있게 된 시간에 감사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살아갈 시간을 바라며

2학년 8반 김제훈 학생의 어머니 이지연 씨 이야기 _이호연

 

풀어쓰는 사건기록 슬플 수만은 없는 연대기 _미류

글쓴이·그린이 소개

수상정보
저자 소개
  • 416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

    한 사회의 구성원이자 한명의 인간으로서 세월호참사를 어떻게 겪어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글로써 참사의 증거를 남기고 흩어지는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세월호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했으며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함께 썼다.

세상이 절망적일수록
우리는 늘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뿌리가 같은 영혼의 나무다
 
벌써 8개월이라는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그날의 기억들이 지워지지 않는다. 4월 16일 그날, 내가 처음으로 본 부모들은 가슴을 움켜쥔 채 뛰어가는 모습이었다. 단원고 근처인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진도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가는 학부모들이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우리 마을과 학부모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줄 몰랐다. 시간이 지나고 살아서 돌아오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확인될수록 동네는 점점 더 조용해졌다. 무서운 침묵이 흘렀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면 얼음막이 하나씩 내리면서 소리가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나중에야 이 침묵도 기록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동네에는 한달이 넘도록 장례식이 이어졌다. 온 마을이 상가(喪家)였다. 안산은 250여명의 아이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슬픈 도시가 되었다. 가슴에 통증이 계속 몰려왔다. 그 순간 인간에게만 영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도 영혼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희생자들과 우리 하나하나는 뿌리가 같은 영혼의 나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 한 사회에서 함께 산다는 건 이렇게 서로 깊게 연결되는 것이구나.’ 아이들의 영혼과 다른 희생자 분들의 영혼을 위해 우리 작가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기록하는 것뿐이었다.  

그래도 부모들은 다시 길을 걷는다  

많은 이들의 틈에 끼여 우리 작가들도 한동안 부모들의 극심한 고통을 숨죽여 지켜보았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분향소와 단원고, 장례식장을 오가며, 가끔 진도도 다녀오면서 말없이 부모들 곁에 있다가 돌아오곤 했다. 고통의 한가운데 있을 때는 단순 기록조차 할 수 없었다. 부모들과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건 참사 후 한달 반이 지나서였다. 부모들은 핸드폰에 있는 아이들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고는 자식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를 말했다. 그러곤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 울음을 울었다. 사진 속 아이들을 보면서 작가들은 서서히 큰 사건과 마주하는 법을 배웠다. 세월호 참사는 워낙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작가 한둘이서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었다. 영상팀과 사진팀, 구술과 기록관리를 위한 학자팀들이 함께 모였다. 그분들과 함께 시민기록위원회를 만들었고 그 안에 작가기록단을 꾸렸다. 우리는 부모들이 자식을 잃은 후 그 순간순간을 어떻게 견뎌왔는지, 그 떨리는 숨소리까지 기록하려 노력했다. 몸부림치면서 겪은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지.
이 기록은 240여일간 유가족들이 겪은 내밀한 이야기들이다. 기록작업은 부모들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직시하는 과정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거기에는 세상이 반드시 바라봐야 할 삶의 진실이 있었다.
우리가 포기한 어떤 지점들을 부모들은 그대로 뛰어넘었다. 부모들은 예단하지도 속단하지도 않으면서 유연하게 세상과 마주하고 있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무릎도 꿇었다. 고통 앞에 솔직했고 자신들의 바람 앞에 명확했다. 그리고 지혜롭고 현명했다. 부모들의 이 지혜로움과 현명함은 자식을 위해 당신들의 온 마음을 낸 결과라는 걸 느낄 수 있었기에, 슬프면서도 존경스러웠다.
한 고통이 떠나기도 전에 또다른 고통들이 닥쳐와 부모들의 상처를 후벼파기도 했다. 아팠다. 아파서 또 울었다. 시민들의 마음이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절대적인 호의에서 절대적인 반감으로 바뀌는지, 그분들은 어리둥절해했다. 세상이 참으로 교활했다. 언론이, 정치인이, 일부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선장보다 해경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 되어갔다. 가족들을 조롱하고, 보상금으로 공격했다. 그리하여 사람들 사이에 마음의 벽을 만들고 서로의 관계를 파괴하고 있었다. 이 비정상적인 현상은 한국사회를 뒤흔들었고,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숨겨진 본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그래도 부모들은 천천히 또 길을 갔다. 자식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아무리 기이하고, 많은 고통을 준다 해도, 그들은 전에 없던 길들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자신들을 내동댕이친 것도 사람이지만 자신들을 다시 일으키는 것도 사람인 것을 알기에 그들은 원망하지 않았다.
부모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더이상 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갈 수 없었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외면했던, 사회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실은 자신의 모습이었다는 진실을 통렬히 깨닫는 시간이었다. 부모들이 평범한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사회의 문제를 외면할 때 결국 화살이 돌아오는 곳은 자기 자신이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침묵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는 것이었다. 자식에 대한 애틋한 사랑으로 터득한 이 성찰 이후 부모들은 우리의 가장 밑바닥인 ‘영혼의 중심’이 되었다.  

이 기록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우리는 안산의 곳곳, 분향소, 팽목항, 광화문, 국회, 청운동에서 가족들을 만났다.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했다. 304명이면 304개의 고통이 존재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무엇을 빼앗아갔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열세명의 인터뷰는 그동안 평범한 유가족들이 얼마나 잘 견디고 싸워왔는지에 대한 삶의 기록이다. 각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충격으로 몸과 정신에 새겨진 깊은 상처들, 자식을 잃은 슬픔을 넘은 지독한 그리움, 배신과 분노, 절망, 모욕, 다른 한편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깊은 깨달음… 유가족들이 대부분 겪은 감정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 책이 유가족 모두의 것이 되기를 바란다. 유가족들의 손에 들려 많이 읽히기를 바란다. 서로를 향해 한걸음 더 내딛고 마음의 끈을 단단히 잇는 데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이번 인터뷰는 유가족들뿐 아니라 이 사회의 평범한 이들을 위한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이토록 쉽게 또다른 ‘유가족’이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유가족들의 삶을 깊게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아이들은 가고 없지만 유가족들의 몸부림이 헛된 기다림만은 아니었음을 약속하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이 책의 인터뷰는 하나의 기준으로 고른 것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마음들과 과정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매번 상황이 급변했고 작가들은 안정적인 인터뷰를 하기 힘들었다. 한창 싸울 때는 싸우느라 여념이 없어 인터뷰를 거절하는 분들이 많았고, 열심히 싸우지 못했으므로 자신은 인터뷰할 자격이 없다고 거절하는 분들도 있었다. 어떤 분은 자신은 많이 알려졌으니 드러나지 않은 분을 대신 인터뷰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과 설득과 용기가 쌓여 지금의 열세명을 인터뷰할 수 있게 되었다. 기록을 원하는 부모들이 많음에도 지면의 한계상 그 기대에 맞춰드리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다. 이 부족한 부분은 후속작업을 통해 채워 나갈 것이다.
우리 작가기록단은 본래 학생 유가족뿐만이 아니라 일반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분들도 인터뷰하고자 했다. 하여 그분들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 할 이야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분들이 처한 상황이 인터뷰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었다. 그분들의 이야기 또한 이후의 작업으로 채워야 할 것이다.
부모들이 많이 아픈데 기록하는 우리가 아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인터뷰 내내 울다가 한 글자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고 돌아온 적이 많았다. 아픔을 견디는 부모들이 있었기에 우리도 견딜 수 있었다. 이 세상 포기하지 않고 살아도 좋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 부모들은 고통을 온몸으로 통과해오면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긍정적인 가치들을 많이 얻었다. 모두 그분들의 인터뷰 안에 촘촘히 박혀 있다. 우리에게 남은 건 그 진실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기억하는 일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이 인터뷰 기록이 마찬가지로 평범한 이웃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바란다.
  

2015년 1월
작가기록단을 대표하여
김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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