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선생의 초대장

책 소개

이야기꾼 김기정 작가의 신작 동화집 ‘마주 선생과 놈들의 방’ (전3권)이 출간되었다. 2학년 5반 ‘오마주’ 선생님과 아이들의 이야기로, 전학 ‧ 소풍 ‧ 시험 등 아이들이 1년 동안 학교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12편의 동화에 담았다. 선명한 캐릭터와 예측불허의 서사가 시종 활기 넘치며,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롭게 오가며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 작가의 특장이 빛을 발한다. 학교의 일상 속에서도 자기들만의 공상을 펼치며 활기를 찾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물론, 입학을 앞두고 학교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마주 선생의 초대장』에는 전학생 고마의 등교 첫날 ‘마주 선생과 놈들의 방’ 식구들의 특별한 환영식, 목소리 짱짱한 반장 보리의 말 못할 비밀, 달리기 꼴등 최반달의 달리기 3등 성공기, 옆 반과의 뒤죽박죽 축구 시합 등 네 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익숙한 학교를 모험의 공간으로 만드는 흥미진진한 저학년 동화

 

 

 

1,2학년 아이들에게 ‘학교’는 낯설고 두려운 공간이면서 또래 아이들을 만나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공부와 규율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새로운 관계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작가는 이런 저학년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흥미롭고 입체적인 ‘교실 동화’ 열두 편에 담아냈다. ‘마주 선생과 놈들의 방’이라는 문패를 내건 2학년 5반은 특별한 교실이다. 담임 ‘오마주’와 반 아이들이 번갈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소풍, 운동회, 방학, 급식 등 학교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낸다. 학교와 아이들을 보는 시선 또한 새롭다. 「마주 선생의 초대장」에서 낯선 학교에 적응할 스트레스를 안고 있던 전학생 고마는 특별한 환영식을 받는다. 전학생이 아이들 앞에서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전학생을 위해 반 아이들 전체가 한 명씩 문을 열고 들어와 자기소개를 하는 것이다. 「달려가는 최반달」에서 달리기 꼴등을 도맡아 하는 반달이는 운동회를 앞두고 주위의 도움을 받아 특별훈련에 들어간다. 여느 동화라면 반달이의 실력이 늘거나, ‘노력이 중요하다’는 식의 교훈이 등장하겠지만, 이 작품의 결말은 전혀 다르다. 최선을 다했어도 반달이 실력은 달라지지 않지만 앞서 가던 아이 둘이 엉켜 넘어진 바람에 기적처럼 3등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 「땡땡 선생님」은 ‘놈들의 방’ 옆 반 새내기 선생님이 주인공이다. 소심한 성격에 목소리까지 작아 학교 오기를 두려워하던 땡땡 선생님은 오히려 아이들의 격려로 기운을 차린다. 이처럼 새로운 눈으로 그려낸 학교는 펄펄 살아있는 공간이 되고, 평범하던 일상에는 활력이 생긴다.

 

 

 

엉뚱한 선생님과 개성 넘치는 아이들이 펼치는 웃음 터지는 사건들

 

 

 

덩치가 크고 머리가 북슬북슬하고 조금은 웃기게 생긴 마주 선생은 고집이 세지만 거의 항상 아이들에게 진다. 옆 반과의 축구시합에는 아이들보다 더 열을 올리기도 하고, 가정 방문을 나섰다가 동명이인의 집을 찾아 들어가는 등 엉뚱한 실수도 반복한다. 언제나 아이들을 좋아하고 듬직하게 지켜주는 마주 선생은 반듯하고 권위적인 선생님과는 거리가 멀지만 친근한 매력이 넘치는 독특한 인물이다. 수가 틀리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곧장 팔뚝을 물어 버리는 보리, 이름 덕에 ‘똥꼬’로 불리는 수모를 겪는 동구, ‘사는 게 재미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보야, 지고는 못 사는 축구 주장 장수, 민첩한 숟가락질로 입맛 사로잡는 비빔밥을 만드는 곰지, 글쓰기라면 질색이지만 연애편지에는 관심이 많은 여수 등 아이들도 저마다 개성을 뽐낸다. 이들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만들어내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은 시종 웃음을 자아내며 때로 진한 감동을 전한다. 「악당 반장!」에서 선생님도 아이들도 기피하는 ‘문제아’ 돌개가 반장 선거에 나선 순간이 바로 그렇다. 아이들은 악당 돌개가 반장이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돌개가 쑥스러운 목소리로 ‘착한 아이가 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는 순간, 진심이 담긴 짧고 단순한 말에 아이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다. 아직 책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저학년 아이들도 쉽게 공감하며 읽고 작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또한 책 속 아이들이 그렇듯 독자들 역시 각자 개성대로 학교에 적응해나갈 용기도 얻을 것이다.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롭게 오가며 일상에 활력을 주는 이야기

 

 

 

‘마주 선생과 놈들의 방’은 현실과 판타지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보리는 2학년 5반을 구했나?」에서 겁이 많아 놀이기구를 타지 못하던 보리는 소풍으로 간 놀이 공원에서 요술 할미의 마법에 걸려 콩나물로 변해 버린 동무들과 선생님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없이 ‘하늘 기차’를 탄다. 꿈인가 싶은 모험이 끝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집으로 오는 길, 콩나물이 그랬듯 아이들 머리도 촉촉이 젖어 있다. 아이들을 두려워하던 새내기 땡땡 선생님이 책상에 엎드려 울다 잠들었을 때 들려온 목소리,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아이들의 소곤거림 역시 꿈인지 생시인지 가물가물하다(「땡땡 선생님」). 「심술 구구단」에서 수학 천재 선재는 아이들이 구구단 시험을 볼 때 놀리고 방해하다가 자기가 구구단을 까먹어 버린다. 작가는 이처럼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풍자와 해학을 구사하면서 새로운 어법의 판타지 동화를 개척해온 작가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대목이다. ‘마주 선생과 놈들의 방’은 학교의 일상 속에서도 자기들만의 공상을 펼치며 활기를 찾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물론, 입학을 앞두고 학교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목차

1. 마주 선생의 초대장
2. 보리는 2학년 5반을 구했나?
3. 달려가는 최반달
4. 뒤죽박죽 축구 시합

수상정보
저자 소개
  • 김기정

    1969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습니다. 『바나나가 뭐예유?』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해를 삼킨 아이들』로 제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신기하고 새롭고 멋지고 기막힌』 『금두껍의 첫 수업』 『별난 양반 이선달 표류기』 『마주 선생의 초대장』 『똥구네 집은 어디인가?』 『악당 반장!』 등을 냈습니다.

  • 허구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광고와 홍보 분야에서 일했다. 지금은 어린이책에 개성 넘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박뛰엄이 노는 법』 『도와줘요, 닥터 꽁치!』 『용구 삼촌』 『금두껍의 첫 수업』 등 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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